대구 수성구의 한 중국집은 최근 4천원과 4천500원이던 짜장면과 짬뽕 가격을 각각 4천500원과 5천원으로 500원 인상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어 온 경북대 인근의 한 치킨집은 인건비와 원자재비 상승을 이유로 프라이드 치킨 가격을 1만4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올렸다.
주부 조모(57'수성구 시지동) 씨는 "인상된 음식 대부분이 흔히 접하는 것이어서 체감 정도가 특히 높다"며 "액수로는 500~1천원 정도지만 비율로는 10%가 넘는 것이어서 물가가 확 올랐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편의점, 대형 프랜차이즈에 이어 서민 음식을 파는 지역 영세 식당까지 도미노 가격 인상에 줄줄이 나서고 있다. 해마다 오르는 원자재 비용에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서민 먹거리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외식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올랐다. 2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편의점 김밥과 도시락, 햄버거, 순댓국, 김밥, 짜장면 등 대중 음식 가격이 올라 '서민 물가'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말 일부 도시락과 삼각김밥, 샌드위치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삼각김밥 '더커진비빔참치'가 1천200원에서 1천300원으로 100원 올랐고, '더블디럭스버거'(1천500원→1천600원), '아메리칸클럽하우스'(2천100원→2천300원)가 각각 100원, 200원 올랐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일제히 가격 인상에 가세했다. 김밥 프랜차이즈 김밥천국은 지점에 따라 대표 메뉴인 원조김밥 가격을 2천원에서 2천500원으로 올리는 등 다양한 품목의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했다.
편의점이나 대형 프랜차이즈에 이어 짜장면, 순댓국 등 비교적 저렴한 '서민 음식' 품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경북 경주의 한 김밥집은 김밥 한 줄 가격을 기존의 3천200원에서 3천500원으로 인상했다. 중국집의 경우 상당수가 짜장면과 짬뽕 가격을 500~1천원가량 올렸다.
기존에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들도 유료로 속속 바뀌는 추세다. 배달료를 별도로 받기 시작한 업체가 있는가 하면, 배달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회수가 필요 없는 일회용 용기를 사용하는 곳도 늘었다. 맥도날드의 배달서비스 '맥딜리버리'는 최근 배달 최소금액을 8천원에서 1만원으로 올렸다.
쿠폰 여러 장을 모으면 제품을 무료 증정하던 서비스를 축소하는 업체들도 생겼다. 대구 지역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카페 봄봄'은 최근 전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던 쿠폰 서비스를 구매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외식업계는 이 같은 가격 인상 행렬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은 앞으로 더 확산할 것"이라며 "기존에 무료로 인식되던 서비스가 유료화되면서 서비스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도 변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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