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원의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펼쳐진 치열한 외교전에서 금메달을 딴 정치인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이탈리아 유력지가 평가했다.
이탈리아 주요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5일 자 지면에서 '권력자들의 메달'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한국이 대회 개막 직전 북한과의 올림픽 정전을 이뤄 대회 기간 동안이나마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해제하는 데 성공한 이래 각국 지도자들도 치열한 외교전을 펼쳤다"며 금메달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주는 게 합당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할 수 없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대화 물꼬를 트는 과정에서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며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대와 북한과의 통일에 관심이 없고, 통일 비용 부담을 꺼리는 한국 젊은 세대 일부의 의구심을 해결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문 대통령은 과거 특전사에서 3년 복무한 평화를 중시하는 인물로 명백히 용감한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은메달 수상자로는 김정은이 선정됐다.
신문은 "김정은은 한국 정부의 전적인 비용 부담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 아래 500여 명의 응원단과 음악가, 선수들을 보낼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문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를 받고, 한국 언론에 의해 '북한의 이방카'로 소개되며 이미지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김정은은 이 모든 성과를 군축 분야에서의 구체적인 양보를 언급하지 않고도 이뤄냈기 때문에 은메달을 딸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그는 향후 수 주 안에 충격적인 실격을 당할 위험을 안고 있기도 하다"고 촌평했다.
동메달 수상자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목됐다. 이 신문은 아베 신조는 전 세계 모든 주요 무대에 항상 모습을 드러내고 있으며, 지난 5년간 세계 지도자 가운데 가장 많은 곳을 방문한 지도자라고 언급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개회식에 파견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김여정과 비밀 접촉을 할 계획이 있으면서도 북한 측에 모욕감을 주는 행동을 하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또한, 폐막식에 온 이방카 트럼프는 거의 시한이 만료됐을 때 도착해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신문은 4년 전 소치올림픽에는 모습을 드러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흡족하게 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중국 베이징이 2022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임에도 불구하고 평창에 오지 않았다며 "중국이 북한의 무장 해제를 설득하기를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으나, 시진핑 주석은 이런 기대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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