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시농부학교는 어떤 곳?

年 100명 농부 참여 '단단한 채소' 길러요

대구도시농부학교는 대구시교육청과 매일신문이 공동운영하는 도심 속 텃밭 학교다. 대구농업마이스터고(대구시 수성구 달구벌대로 3170) 안에 자리 잡고 있다. 2013년 개장한 이래 매년 100명의 농부가 참여하며 2017년까지 연인원 500명이 함께했다.

대구도시농부학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텃밭을 가꿀 수 있도록 각 개인이 호미 하나로 지을 수 있을 정도의 소규모 농업을 지향한다. 그래서 개인당 분양 면적은 33㎡(10평)로 한정돼 있다. 대구도시농부학교는 또한 크고 번지르르한 채소가 아니라 작지만 제 맛을 내는 '단단한 채소' 재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기질 비료(퇴비) 역시 가능한 한 적게 쓰도록 유도한다. 유기질 비료든 화학 비료든 많이 쓰면 환경오염으로 이어지고, 제 크기로 자라 제 맛을 내는 채소가 아니라 겉만 번지르르한 채소가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대구도시농부학교를 찾는 사람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20대부터 70대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가 참가할 뿐만 아니라 직업도 평범한 회사원, 주부, 은퇴자, 대학생 등이 참여하며, 홀로 텃밭을 가꾸는 사람도 있고, 부부 혹은 친구끼리, 가족 전체가 함께 텃밭을 가꾸기도 한다.

도시텃밭 가꾸기로 얻는 매력 중 하나는 이웃끼리 자연스럽게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는 점이다. 대구도시농부학교 텃밭의 경우 처음 2, 3 주까지만 해도 서로 데면데면하던 도시농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웃 텃밭 농부와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눈다. 대구도시농부학교 참가자 3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5%가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후 주변 사람들과 대화가 늘었다'고 답했다. '대화가 줄었다'는 대답은 4.5%였다.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 저녁 밥상을 차리는 일이 주부의 일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일이 된다. 남편들도 자신이 가꾼 채소로 요리를 시작하게 되고, 채소를 잘 먹지 않던 아이들도 채소를 잘 먹는다. 다양한 야채로 만든 요리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이야기까지 한상 그득 올라오는 풍성한 밥상이 차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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