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시몬 칠곡군립요양병원 이사장, 사고로 숨진 직원 유가족에 10년 전 약속 장학금

인재 양성 위해 장학사업에 열성…호국로 걷기 등 사회공헌도 활발

정시몬(오른쪽)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이 이달 9일 10년 전 숨진 병원 직원 유족에게 자녀 대학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장학증서를 고인의 큰아들 조원재 군과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제공
정시몬(오른쪽)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이 이달 9일 10년 전 숨진 병원 직원 유족에게 자녀 대학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장학증서를 고인의 큰아들 조원재 군과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제공

정시몬(53) 칠곡군립노인요양병원 이사장이 활발한 장학사업과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달 9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등진 직원 유가족에게 10년 전 약속했던 장학금을 지급했다. 지난 2008년 자신의 병원에서 근무하다 퇴근길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진 조모 씨 부인에게 자녀 대학 입학금 전액 지급 약속을 10년 만에 지킨 것이다.

당시 조 씨는 44세, 부인 이모 씨는 42세로 둘 사이에는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두 아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남편 장례식을 치른 1개월 후 부인 이 씨는 임신한 사실을 알았다. 남편이 생전에 그토록 갖고 싶어 했던 딸아이였다. 부인은 모아둔 재산도, 고인 이름으로 가입한 생명보험도 없어 생계가 막막했지만, 출산을 강행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정 이사장은 2009년 2월 부인 이씨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두 형제가 대학교에 입학하면 입학금 전액을 지급해준다는 장학증서를 전달했다. 이 씨는 장학증서를 장롱 서랍 속 깊숙이 보관해왔고, 10년이 지난 올 2월 장학증서는 빛을 봤다. 큰아들 조원재(20) 군의 경북대 입학이 결정돼서다.

이 씨는 장학증서를 꺼내 정 이사장을 찾아갔고, 그는 흔쾌히 입학금 298만원을 지급했다. 정 이사장은 "10년 전 약속을 지키도록 반듯하게 살아준 유가족에게 오히려 감사드린다. 작은아들 대학 입학 때도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정 이사장의 장학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칠곡군에서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세운 장학재단인 (재)칠곡군호이장학회(이사장 백선기 칠곡군수)에 500만원을 기탁했다. 폐교 직전에 이르렀던 낙산초교(칠곡군 왜관읍)를 지원하고자 10년 전부터 꾸준히 수학여행 콘도를 제공하고, 매년 장학금도 지급했다. 자신의 아이 2명도 이 학교를 졸업시켰다.

그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2014년부터 자유총연맹 칠곡군회장을 맡아 호국로 걷기체험 행사와 새터민 지원, 왜관지구 전적기념관 위탁관리, 학생 대상 안보 교육 등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다.

정 이사장은 "젊은 시절 15년 동안 외국에 살았다. 당시 공산주의가 싫어 조국을 떠난 베트남 '보트피플' 친구들을 보면서 나라가 망하면 국민 운명이 얼마나 비참해지는지 여실히 목격했다. 국가관, 안보관이 투철해졌고, 국가 번영을 위해 장학사업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풀 수 있고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앞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겠다. 현재 하는 요양병원도 잘 운영해서 군민에게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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