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방으로 잡는 건강] 안면홍조의 원인과 예방

'사과 같은 내 얼굴 예쁘기도 하지요♬.'

동요의 가사 내용이지만 얼굴이 사과 같이 붉어져 걱정인 사람들이 있다. 찬 바람을 쐬고 따뜻한 곳에 들어오면 더 심해지고, 조금만 긴장하면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검게 보이기도 한다. 심한 경우에는 열이 후끈후끈 나기도 하고, 피부에 좁쌀 같은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모두 안면홍조에 해당하는 증상이다. 안면홍조는 얼굴 피부의 모세혈관들이 확장된 이후에 수축하는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여성 호르몬 감소에 따른 폐경기는 안면홍조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폐경기 여성의 약 60%가 안면홍조를 경험한다고 한다. 에스트로겐은 모세혈관의 수축에 작용하는데 이 호르몬의 분비가 줄면서 혈관이 잘 수축하지 않아 발생하는 것이다. 나이도 원인 중 하나. 고혈압약, 협심증약, 발기부전 치료제,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피부 연고도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부신의 갈색 세포종은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질환이다. 한의학에서는 붉어지는 것은 열(熱)에 의한 작용으로 파악한다. 장부에 따라 폐열(肺熱), 위열(胃熱), 간열(肝熱), 심열(心熱) 등을 원인으로 본다. 폐열과 위열은 작은 좁쌀 같은 화농성의 구진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간열과 심열은 정서적인 문제, 폐경기와 같은 호르몬의 문제와 연관성이 많다.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다양하다. 각각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열은 내려주고, 건조한 것은 수분을 보충하고, 농이 생긴 것은 배출되게 한다. 또한 오래되어 피부의 회복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회복력을 보충해 주는 치료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 평소 생활에서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술, 카페인 등과 같이 혈관을 확장시키는 식품은 피해야 한다. 특히 당뇨약, 항진균제(무좀약), 항생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알코올이 복용약과 반응하여 안면홍조를 유발하기 쉽기 때문에 더 주의해야 한다. 맵고 뜨거운 음식보다는 수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한 첨가제도 안면홍조를 유발할 수 있다. 얼굴은 가볍게 씻고, 사우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계면활성제가 적은 세안제를 사용하고, 유화제가 적은 화장품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알코올이 들어간 화장품은 피해야 한다. 야외 활동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추울 때는 마스크 등으로 찬바람을 바로 쐬지 않도록 한다. 피부의 급격한 온도 변화는 혈관의 수축 이완 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안면홍조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괴롭고 육체적으로 불편한 질환이다. 어느 보고서에서는 안면홍조 환자가 병원을 찾는 데 평균 13개월 정도 지나야 한다고 한다. 증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개월 이상 안면홍조가 유지되거나 심해진다면 주변의 전문가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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