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직원은 쫓아내고, 임원은 연봉 잔치 벌인 포스코ICT

포스코ICT가 직원들을 쫓아내거나 비정규직 비중을 높이는, 비도덕적인 경영으로 욕을 먹고 있다. 포스코 주요 계열사인 이 회사가 대외 경쟁력보다는, 직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수익을 챙겼다는 점만을 볼 때는 구태의 전형이다. 이런 방식으로 수익이 났다고 해서 임원들만 전해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챙겨가며 '돈 잔치'를 벌였다고 하니 '국민기업'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포스코ICT는 2014년 KT 사장 출신인 최두환 대표가 취임할 때만 해도 내외부적 악재로 인해 적자기업이었다. 이상득 전 의원과의 관련설이 나돈 삼창기업의 원자력 부문을 터무니없는 가격인 1천23억원에 인수해 낭패를 본 것도 이 회사다. 최 사장 취임 이후 외형을 줄이고 직원들의 살을 깎는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실적이 호전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최근 2년 동안 직원 100여 명을 내보내고, 비정규직 숫자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지난해 419억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직원을 자를 때는 업무도 주지 않은 채 덩그러니 의자만 놔두는 비인간적인 수법도 마다하지 않았다니 절로 눈살이 찌푸려진다. IT 사업부 경우 2016년 3명에 불과하던 비정규직 수가 지난해 239명으로 늘었고, 1인당 평균 급여도 2016년보다 평균 300만원 정도 줄었다. 직원들에게 매년 기본급만 주고 1개월간 쉬게 할 정도로 경비 절감에 안간힘을 썼다.

회사가 어려울 때 임직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례가 허다하지만, 이 회사는 전혀 달랐다. 지난해 9명의 임원이 2016년에 비해 평균 1억원 이상 더 가져갔고, 대표는 1억4천500만원을 더 챙겨 5억1천만원을 받았다. 직원들은 쫓겨나고 고통을 분담하는 데 비해, 대표'임원만 특별 대우받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 이 때문에 권오준 회장과 최 사장의 관계가 끊임없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회사는 포항에 본사 주소만 두고 있을 뿐, 본사 기능은 경기도 성남에 있을 정도로 눈속임에 능하다. 직원에게만 고통을 강요해 경영 성과를 얻었다면 절대로 그냥 놔둘 일이 아니다. 포스코라는 국민기업에서 더는 도덕적 해이가 나타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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