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님 또 오셨네요! 인기척에 주방에서 급하게 준비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낮 12시 10분. 지역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한중엔시에스에 들렀다가 직원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던 김영석(66) 영천시장의 식탁 위에 계란말이 한 접시가 놓였다. 직원식당에서 네 번째 만나는 시장을 위한 주방 아주머니의 서비스였다. 식당 근무자는 "식당에서 일한 지 3년 됐는데 시장님을 네 번째 뵙는다"며 "제가 회사 사장님이라면 행복할 것 같다"고 했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영천, 기업인은 영천의 희망'이라는 소신을 실천해 온 김 시장의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퉁명스럽기만 하다. "이러면 불공평한데!"
그래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김 시장은 깨끗하게 비운 식기를 반납하면서 큰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잘~ 먹었습니다."
경북도백에 도전장을 내민 김 시장의 기업 유치에 대한 의욕은 신념에 가깝다. 김 시장은 "기업 유치는 '민생'과 같은 말"이라며 "도지사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기업 유치에 모든 것을 걸고 성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이 이끌어 온 영천시는 '2017년 경상북도 투자유치 대상 평가'에서 기관 장려상을 받으면서 2012년부터 6년 연속 기관 표창을 받았다.
김 시장은 기업 유치 노하우를 경북도를 위해서도 활용하고 싶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김 시장은 "기업은 일자리와 함께 오고, 일자리는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든다"며 "경북에 좋은 일자리가 넘치려면 기업을 잘 유치하는 도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화제가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서 선거로 바뀌자 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답답하기만 하다는 대답이 쏟아졌다. 김 시장은 국회를 향해 불만을 터뜨렸다. 지방자치단체장도 국회의원처럼 현직을 유지하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게임의 법칙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후보가 소지역주의를 부추기는 상황에 대해선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시장은 "소지역주의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더라도 도백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경북의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김 시장은 국회의원을 상대로 공동전선을 펴고 있는 자치단체장 출신 후보를 향해서도 견제구를 날렸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물려준 국가공단을 가지고도 이렇다 할 기업 유치 성과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지역에 있던 대기업마저 떠나게 한 구미와 비교하면 영천은 '흙수저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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