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걱정하는 마음에 애국하러 나왔습니다."
제99주년 3'1절에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가 주최한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체감온도 영하 4.3℃에도 참석자들은 '사회주의 정책 철폐' '사회주의 개헌 반대' '친북 반미 정권 타도' 등을 주장하며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었다.
1일 정오 무렵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사는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로 붐볐다. 대부분은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있었다. 빈손인 시민도 지하철역 출구에서 나눠주는 태극기를 받아 들었다. 나눠주는 이도, 받는 이도 "애국하십니다"라며 인사했다. 30대 초반 부부는 이렇게 받은 태극기를 유모차 안 아이에게도 들려 줬다.
광화문광장과 세종로는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인파와 깃발 사이에서 태극기를 높이 든 한 여성은 연방 "빨갱이 간첩 문재인을 죽여야 나라가 산다"를 외쳤다. 감리교본부 건물 앞에서는 몇몇 사람들이 두 손을 높이 들고 울부짖고 있었다. 이들 손에도 태극기와 성조기가 쥐여 있었다.
이현주(59) 씨도 "문재인 정부 때문에 나라가 위험에 빠진 시기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오전 11시부터 거리로 나왔다. 점심도 거르고 대한민국이 북한 핵 위협에 굴하지 않도록 하나님의 보호와 도우심을 기도했다"고 했다.
오후 3시 무렵 광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국민의례가 끝나자 단상에서는 "종북 좌파들이 1원도 뇌물 받지 않은 죄 없는 대통령을 구속했다. 애국시민이 똘똘 뭉쳐 정권을 되찾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자 광장에 모인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목소리를 높였다.
비슷한 시간에 대한애국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는 서울역 광장에서 3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42차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이보다 앞서 대한애국당 평당원 카페에는 "대한민국 법치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투쟁에 빠짐없는 동참을 위해 당원 총동원령을 발동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서울역을 시작으로 종각역과 안국역을 거쳐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대구에서도 이날 오후 중구 반월당네거리에서 박 전 대통령 무죄 석방을 주장하는 집회가 열렸다. '태극기를 사랑하는 단체'가 주최하고 대구애국우파연합이 주관한 집회에는 애초 신고된 참석인원 120명보다 많은 200여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렸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은 '박근혜 무죄 석방' '친미 북폭 촉구' 등의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국채보상공원까지 2.3㎞를 행진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광화문 집회에 성향이 서로 다른 보수 세력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충돌 우려가 있자 대구에 인원을 집중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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