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하 빠진 '수학 가' 부담 덜고, 나형은 내용 늘어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 변화…문과, 수학 중요도 커져 이과는 기하 진로 선택과목 편성

현재 고1 학생들이 치르게 되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가형 출제 범위에서 '기하'가 제외됐다. 문과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에서는 기존 출제 범위에 없었던 삼각함수 등이 추가된다.

교육부가 확정한 2021 수능 출제 범위 발표가 많은 논란을 야기했지만 다른 과목은 기존 수능과 다름이 없다. 수학 영역을 중심으로 수능 출제 범위 변화에 따른 의미와 학습 영향을 살펴봤다.

◆수학 가형 '기하' 제외, 나형 '수학Ⅰ' 학습량 늘어

과학계와 수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진로 선택과목인 '기하'를 수학 가형 출제 범위에서 제외했다. 일반 선택과목 중에서 '수학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을 출제 범위로 제한했다. 기존 출제 범위였던 '기하와 벡터'가 빠져 이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를 출제 범위로 한다. 그러나 '수학Ⅰ' 내용에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 기존 나형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 추가됐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체감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학 나형에서 출제 범위의 증가는 곧 수학에 대한 중요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다른 영역의 학습 시간을 침해하는 경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2018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절대평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다른 영역의 학습량이 늘어나 사회탐구 각 과목의 동점자 증가 현상이 발생했다. 따라서 변화된 출제 범위는 특정 영역이나 과목의 전체 학습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수학 가형과 수학 나형의 출제 범위 차이를 줄임으로써 문'이과 통합 교육안이라는 근본 취지를 실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하' 수능에선 빠져도 수시전형 활용은 많아

'기하' 과목이 수능 출제 범위에서 제외됨으로써 최근 제기되고 있는 '수능'과 '교육과정'의 괴리에 대한 우려에서는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이공계에서 필수로 여기는 '기하'가 진로 선택과목으로 편성돼 있어 고교에서 배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능을 중심으로 하는 정시전형에서는 큰 의미를 갖지 않겠지만, 학교 내 학습 및 비교과활동을 중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기하' 과목의 수강 여부가 학업 능력 및 전공적합성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이는 수능에서 '과학탐구Ⅱ' 응시와 상관없이 학교 수업에서 '과학Ⅱ' 과목을 수강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학생이 진로 선택과목인 '과학Ⅱ' 과목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면, 대학에서 해당 영역 진로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통과목'과 '일반 선택과목'을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우선적으로 수립할 것을 권한다. 진로 선택과목은 학교별 개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향후 이공계열로 진학을 결심한 학생들은 미리 '기하'와 '과학Ⅱ' 과목에 대한 학습 계획을 짜서 자신의 진로에 대한 관심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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