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착한 사람들에 의해 그나마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새 소식을 듣노라면 좋은 소식보다 안 좋은 소식들로 채워질 때가 많았다. 선행도 소개되긴 하나 그것보다 나쁜 고리의 끈들이 즐비했다. 서로 밀고 당기고 옳다며 지는 법이 없었다. 나도 한때는 일 앞에서 따지고 나서기도 하였고, 가만히 있는 것이 지는 것 같아 반발도 했지만 이제는 한 발짝 물러나 상황을 보고 생각을 다듬는다.
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눈여겨 지켜보곤 했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재력이나 명예를 가진 것도 아닌데 행복을 느낄 줄도, 만들어 갈 줄도 알았다. 돈이란 것도 많이 벌면 좋지만 좀 부족해도 알뜰살뜰 꾸려가고 그 안에서 만족할 줄 아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살아가는 빛이 강렬하기보다 은근했고, 섣부른 욕심도 없었으며, 작은 일이라도 남이 보든 안 보든 주위에 손을 내밀었다.
어린 시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 오빠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오빠는 "그 어려운 말을 하필 내게 묻느냐. 나도 모른다. 네가 살다가 어느 날 가슴을 치며 '아! 이 말이구나'라고 느낄 때 알게 될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이 말이 생각나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우리가 살다 보면 사람이 사람을 도운 것인데, 지나고 보면 사람의 손길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어떤 도움을 받았던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었으며, 우리 곁에서 매일 조금씩 일어나는 미풍이라 잘 느끼지 못하다 나중에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잘 살아내는 사람들의 품위 속에는 복 받을 일을 공든탑을 쌓듯이 쌓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를 보고 복이 많다고 하지만 그는 복 받을 일이라고 하기보다 자신의 진정한 삶을 꾸려왔던 것이다.
나 자신도 하늘이 나를 도울 만큼 공든탑은 쌓지 못했다. 그러나 그 말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위선적인 삶은 살지 말아야겠다고 노력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여정인지를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잘 살아낸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살아내야겠다고 내 일상을 다독거리곤 한다. 그래도 세상에는 참으로 선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렇게나마 우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한 사람의 작은 삶도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 속에는 스스로 돕는 삶을 살 때에 하늘은 그런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스스로 돕는 자가 많아지면 새 소식들이 좋은 일로 가득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늘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잘 엮어내야겠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