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세상은 착한 사람들에 의해 그나마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새 소식을 듣노라면 좋은 소식보다 안 좋은 소식들로 채워질 때가 많았다. 선행도 소개되긴 하나 그것보다 나쁜 고리의 끈들이 즐비했다. 서로 밀고 당기고 옳다며 지는 법이 없었다. 나도 한때는 일 앞에서 따지고 나서기도 하였고, 가만히 있는 것이 지는 것 같아 반발도 했지만 이제는 한 발짝 물러나 상황을 보고 생각을 다듬는다.

난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눈여겨 지켜보곤 했다. 그들은 어마어마한 재력이나 명예를 가진 것도 아닌데 행복을 느낄 줄도, 만들어 갈 줄도 알았다. 돈이란 것도 많이 벌면 좋지만 좀 부족해도 알뜰살뜰 꾸려가고 그 안에서 만족할 줄 아는,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살아가는 빛이 강렬하기보다 은근했고, 섣부른 욕심도 없었으며, 작은 일이라도 남이 보든 안 보든 주위에 손을 내밀었다.

어린 시절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무엇인지 궁금해 오빠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오빠는 "그 어려운 말을 하필 내게 묻느냐. 나도 모른다. 네가 살다가 어느 날 가슴을 치며 '아! 이 말이구나'라고 느낄 때 알게 될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 후로 이 말이 생각나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그 의미를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우리가 살다 보면 사람이 사람을 도운 것인데, 지나고 보면 사람의 손길로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어떤 도움을 받았던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었으며, 우리 곁에서 매일 조금씩 일어나는 미풍이라 잘 느끼지 못하다 나중에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잘 살아내는 사람들의 품위 속에는 복 받을 일을 공든탑을 쌓듯이 쌓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를 보고 복이 많다고 하지만 그는 복 받을 일이라고 하기보다 자신의 진정한 삶을 꾸려왔던 것이다.

나 자신도 하늘이 나를 도울 만큼 공든탑은 쌓지 못했다. 그러나 그 말을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위선적인 삶은 살지 말아야겠다고 노력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여정인지를 말하지 않아도 잘 알고 있다. 잘 살아낸 사람들을 보며, 나도 그들처럼 살아내야겠다고 내 일상을 다독거리곤 한다. 그래도 세상에는 참으로 선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렇게나마 우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한 사람의 작은 삶도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 속에는 스스로 돕는 삶을 살 때에 하늘은 그런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스스로 돕는 자가 많아지면 새 소식들이 좋은 일로 가득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늘을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잘 엮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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