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하늘열차는 더 달려야 한다

대구 대중교통의 중심축인 도시철도망 확충 구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표적으로 도시철도 3호선 수성구 범물 연장 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보류되었다.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한 정부의 우선순위 정책 기조도 있지만 이를 해결할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의 역량 부족이 맞물려 빚어진 일이어서 더더욱 아쉬움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종점인 범물동에서 수성구 스타디움을 거쳐 신서혁신도시를 잇는 13㎞ 구간을 연장하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 사업은 올해 예타 조사 대상에서 보류되었다. 대구시는 연장 구간의 수요와 건설 계획 등을 전면 재검토하여 빠르면 2020년쯤 예타 조사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0년 예타 조사는 지역 발전과 교통 대책이 엇박자를 내지 않을까 염려된다. 수성구 연호동 일대에 대구대공원과 법조타운 등이 내년 하반기에 실시계획 승인이 날 경우 이르면 2021년에 조성될 수도 있어 연장선과 함께 신도시를 조성하려던 개발 사업에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대구도시철도 엑스코선도 국토부 투자심사에서 제외되면서 오는 4월쯤 재심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엑스코선 사업은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노선으로 수성구민운동장역~동대구역~파티마병원~경북대 북문~복현오거리~엑스코~이시아폴리스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 사업은 총연장이 12.4㎞이며 13개 역사가 들어선다. 이 노선은 3호선 수성구민운동장역·2호선 범어역·1호선 동대구역에서 각각 편리한 환승이 가능해진다. 수성구에서 동대구역 방향으로의 교통 이동 편의성도 크게 개선된다. 현재는 수성구에서 동대구역 방향으로는 반월당역과 명덕역에서 환승해야 이동할 수 있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성구 지산·범물동 주민들이 편리한 도시철도 이용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대구 미래를 위한 대형 사업의 잇따른 보류를 두고 대구 정치권의 무관심과 더불어 대구시의 준비 부족과 대응 자세가 초래한 결과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전문성을 외면한 이름으로 자문과 추진기구를 만들어 접근하는 방식은 이제는 도움이 안 된다. 전문가 그룹으로 대응 논리를 개발하고 인맥을 찾아 대정부 창구 협상의 주축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 또한 지역 정치권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역발전을 위한 총력전의 자세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도시철도가 흑자를 내는 노선과 도시는 없다. 다시 말하면 흑자가 난다면 예타 시 모두 경제성이 있어야 하고, 개통 후 운영 시 흑자가 나야 하는데 그런 도시철도는 우리나라는 물론 외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도시철도는 적자 흑자 개념이 아니라 교통복지에 관련된 사업이며 간접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그만큼 큰 사업이라는 것이다.

3호선 하늘열차는 전국 최초로 11m 높이 상공을 달리는 대구의 랜드마크가 되어 타 도시 경전철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3호선 건설 당시 도시 미관을 해친다는 우려도 있었으나 개통 후 역세권 개발과 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 관광 사업에도 크게 기여하는 대구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더 달려야 할 연장선이 불분명한 수요 예측 등 경제성으로 주춤하고 있어 모노레일의 이미지를 추락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사실이다. 빠른 시일 내에 행정적인 부분부터 다시 계획하고 정부 기준에 충족할 수 있는 자료를 모아 세계 최고 모노레일 도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완성시켜 나가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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