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의 때 귓불 만지작" 대학가 줄잇는 '미투'

익명 게시판에 교수 성추행 고발…하루 만에 실명 댓글 100개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대구경북 대학가에도 각종 성희롱과 성추행 관련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4일 한 SNS의 지역 모 대학교 익명게시판에는 교수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미투 운동이 한창인데 우리 학교 모 교수님은 왜 조용한지 모르겠다. 강의 때마다 빙빙 돌아다니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여학생들의 머리를 만지작거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익명게시판에도 해당 교수를 언급하며 "머리카락뿐 아니라 귓불도 만졌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비록 익명으로 올라온 글이지만 하루 만에 실명 댓글이 100개가량 달렸다. 댓글에는 '누구인지 알 것 같다'며 A교수를 지목했고, 자신들이 목격한 성희롱 발언들을 쏟아냈다.

'강의시간에 여학생을 와인에 빗대기도 했고, 1학년 여학생은 다이아몬드, 4학년 여학생은 똥이라 비유했다' '과사무실 조교에게 남자친구 있느냐, 애 잘 낳게 생겼는데 왜 남자친구 없느냐고 말했다' '예쁘장한 학생이 있으면 교실 제일 뒤쪽까지 마이크를 가지고 온다'는 등의 증언과 함께 교수의 이런 행동 때문에 수강 취소를 했다는 학생들도 줄을 이었다.

다른 대학교 익명게시판에도 지난 1일 교수의 성추행에 대한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졸업생이라 밝힌 작성자는 4년 전 지역 축제에 설문조사를 위해 자신과 친한 언니, 교수님 두 사람이 함께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운전을 하던 교수가 신호대기에 걸리자 아무렇지 않게 뒷좌석에 앉은 언니의 다리를 만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차에 있던 다른 교수나 성추행을 당한 언니가 별일 아니라는 듯 행동했고, 이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하니 "그 교수가 자주 그렇게 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

이 밖에 '교수가 가슴을 만져도 되는지 물어봤다' '술자리 후 학과 선배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는 등 가해자를 추정할 수는 없지만 대학 생활 중 직접 당한 피해를 알리는 증언들도 게시판에 잇따르고 있다.

대학들은 현재 글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 등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해당 대학교 관계자는 "해당 교수와 관련해 학교 측에 접수된 신고 등은 없는 상황이다. SNS에서 올라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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