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영주차장 제안 해놓고…대구시 약속 어겨"…대구국제공항 주차장 논란

약속 믿고 헐값에 2년 임대 계약, 계약 끝나자 '영업 불가능' 발뺌

대구국제공항 제2공영주차장이 대구시와 땅 소유주 간에 임대차계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달 28일 폐쇄된 가운데 6일 땅 소유주의 아들 김상근 씨가 말을 바꾼 대구시를 비난하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국제공항 제2공영주차장이 대구시와 땅 소유주 간에 임대차계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달 28일 폐쇄된 가운데 6일 땅 소유주의 아들 김상근 씨가 말을 바꾼 대구시를 비난하며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연간 이용객 350만 명 시대를 맞은 대구국제공항의 만성 주차난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부족한 주차 공간에 숨통을 틔워주던 제2공영주차장(177면)이 대구시와 땅 소유주 간 임대차계약을 둘러싼 갈등으로 지난달 28일 폐쇄됐다.

대구시는 지난달 6일 공항 맞은편 제2공영주차장 부지 소유주에게 임대차계약 갱신을 요구하며 "개발제한구역에서의 주차장 운영은 공공기관만 가능하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소유주가 대구시의 재계약 요구를 거부하면서 주차장은 결국 문을 닫았다.

이곳에 주차장이 조성된 것은 지난 2015년 12월이다. 당시 대구시와 이곳에서 부추 농사를 짓던 땅 소유주는 7천㎡ 규모의 주차장 부지에 대해 2년 6개월간 토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임대료는 연간 2천500만원으로 3.3㎡당 1년에 1만2천원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게 책정됐다. 대구시는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에 주차장을 조성하고자 5년간 주차장 용도로 임시개발허가를 냈다.

땅 주인은 "대구시가 계약 기간 이후에는 민간 주차장으로 쓸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한다. 소유주의 아들 김상근(53) 씨는 "당시 대구시 관계자가 '5년간 주차장 용도로 임시개발허가를 낼 테니 절반은 저렴하게 임대를 해주고, 나머지 기간에는 민영주차장으로 영업하며 수익을 올리라'고 10여 차례나 제안했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임대차계약 만료가 다가오자 민영 주차장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발뺌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대구시 약속을 믿고 매달 2천400만원 가까이 매출이 나오는 주차장을 연간 2천500만원에 임대해줬다"며 "계약 기간 종료 후 민영주차장을 운영하려고 다니던 회사까지 그만뒀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고 답답해했다.

대구시는 "법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거듭하고 있다. 대구시 주차계획팀 관계자는 "당시 담당자들이 모두 퇴직해 사실 확인이 어렵지만 저렴한 임대료와 개발허가승낙서에 명시된 '허가 잔여 기간(30개월) 동안 소유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 인계한다'는 문구로 미뤄 소유주 측 주장이 맞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종전에 그렇게 약속했다고 해도, 법적으로 민영주차장은 불가능해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 임대 기간 손실분을 시가대로 보상하고 재계약을 하는 방향으로 협의 중"이라며 "아양교 인근에 250면 규모의 대체 주차장도 마련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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