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기초단체장 전략공천, 대구경북에선 위험한 도박

자유한국당이 대구경북에서 기초단체장을 전략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선거판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일부 국회의원들이 '제 사람 심기'나 줄 세우기를 시도하면서 벌써부터 반발과 갈등이 빚어지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공천(公薦)이 아닌 사천(私薦)' '구시대로 회귀하는 시스템'이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엄청난 후유증이 예고되는 상황임에도, 한국당 지도부가 전략공천을 하려는 의도를 도무지 알 수 없다.

대구에서 기초단체장 전략공천 지역으로 거론되는 곳은 전체 8곳 가운데 5곳 정도다. 서'북구청장은 경쟁자가 없다는 이유로 전략공천하겠다는 논리는 너무나 이상해 보인다. 누구에게든 도전의 기회를 줘야 마땅한데도,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편하게 '낙점'하겠다는 것은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행위다.

그보다 더 이상한 것은 동구'중구'달성군이다. 동구와 중구는 바른미래당 소속 구청장이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데, 그렇게 자신감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흑막이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한 국회의원이 맡고 있는 남구는 경선을, 중구는 전략공천을 하겠다니 그 의도도 알수 없다. 달성군은 현직 군수를 배제하기 위해 이런저런 인사가 물망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갔다 하면서 시끄럽기 짝이 없다.

경북에서는 성주'군위 등 여러 지역에서 기초단체장 전략공천 얘기가 나돌고 있었는데, 급기야 일부 당원들이 성명서를 내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당협위원장의 줄 세우기와 특혜를 없애고 공정한 경선을 촉구했다. 이들의 지적은 옳고 정확하다. 대구경북에서의 공천은 지금까지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식이어서 경선은 형식적이었고, 국회의원 맘대로 좌지우지하기 일쑤였다.

홍준표 대표가 기초단체장 전략공천을 언급한 이유는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이 책임지고 승리가 확실한 후보자를 택하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선 몰라도, 대구경북에선 아직도 오만과 독선에 젖어 자기 것만 챙기려는 국회의원들이 많다. 이런 식의 전략공천은 한국당에게는 위험한 도박과 같고, 결국은 '독배를 마시는 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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