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천강문학상'을 수상한 변희수의 첫 번째 시집이다. 5부 120편의 시를 통해 시인은 '관계에 대한 사유와 사이의 미학'을 풀어놓았다.
IT 사회에 진입하면서 개인 간의 소통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인터넷상의 정보 공유와 대화를 통해 시공을 초월해 무수한 인간관계망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시인은 "소통이 많아질수록 역설적으로 개인의 고립은 더 심화된다"며 "관계 속에서 '나'는 사라지고 진정한 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나의 관계들 역시 소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관계망의 복잡성과 개인 고립의 심화, 시인은 이런 현대사회의 관계 이면을 담백한 언어로 성찰한다. 거대한 사회망 속에서 점차 커지는 개인들의 소외를 주시하며 시인은 관계의 복원을 시도한다. 허망한 관계들 사이에서 쏟아져 나오는 '삐걱거리는 대화'나 '구겨진 백지'는 아직도 소통의 수단을 찾지 못한 우리를 상징한다.
해설을 쓴 황정산 문학평론가는 "단절되고 하나가 될 수 없는 우리 사이에 놓인 '사이'를 구체화할 수 있다면 단절을 해소할 수 있다"며 "그 일을 (어쩔 수 없이) 시인들이 맡아야 하기에 시를 쓰는 일이 그만큼 소중한 작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39쪽 1만천원.
댓글 많은 뉴스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尹 대통령 탄핵재판 핵심축 무너져…탄핵 각하 주장 설득력 얻어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
이낙연 "'줄탄핵·줄기각' 이재명 책임…민주당 사과없이 뭉개는 것 문화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