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 카이스트 미래보고서/ 카이스트 지음/ 김영사 펴냄
"가까운 미래, 인간은 기계를 조율하고 관장하는 '디지털 지휘자'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미국 델 테크놀로지스의 '2030 보고서' 내용이다.
2030년쯤엔 인간과 기계가 공존을 넘어, 협조하는 사회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한다. 환자 간병, 청소, 스포츠 분야에 로봇이 진출하고 사람과 기계가 같이 살기 위한 법이 제정된다. 대부분 학교 수업은 AI 교사가 담당하며, 부속실에선 AI 비서가 24시간 주인 명령을 기다린다. 입기만 하면 몸 상태를 알려 주는 의복이 등장하고 사물인터넷(IoT)이 의식주에 밀착해 우리의 모든 일상을 컨트롤 한다.
카이스트가 예측한 2030년의 우리 사회 모습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최고의 싱크탱크 집단인 카이스트가 12년 후 한국의 장래를 분석한 미래보고서다. 대응전략까지 꼼꼼히 체크하고 있으니 미래 생존을 위한 로드맵으로서 의미도 있다.
◆과학기술 혁명 속 대응 전략 소개=1부 '미래 세계와 한국, 미래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는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진단하고 한국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핀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바이오 사이언스, 신재생에너지 등 숨 막히게 진화해가는 과학기술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세계 조류의 흐름에 낙오되지 않고 어떻게 위기를 돌파할 것인지 실천적 방안을 모색한다. 기초과학과 공학의 균형, 제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의 미래 산업에 대한 분석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2부 '미래 교육, 새로운 길은 어디에서 열리는가'에서는 미래가 요구하는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며, 미래 교육과 인재는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 밝힌다. 카이스트가 국가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이라는 기본 목적을 달성해 놓고 현실에 안주하는 기득권 세력이 되지 않았는지, '작은 성공'에 취해 자만하지 않았는지, 내부 성찰의 목소리도 여과 없이 담아냈다. 이런 자성을 바탕으로 융합교육과 연구혁신 등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도전을 생생하게 공개한다.
◆식량 문제, 질병 등 인류 난제도 해결=바이오 혁명이 꽃피는 10년 후 우리는 유전자를 편집한 '디자이너 베이비'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유전자 편집은 현재 유전성 질병의 원인 제거와 치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많은 연구자들은 알츠하이머병, 에이즈, 암 같은 불치병 치료에도 뚜렷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30년 내에 생명의 모든 구성 요소와 시스템의 관계성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A, G, T, C라는 네 가지 염기 배열로 모든 DNA의 비밀을 해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세계 인구는 100억 명을 향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식량 위기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쯤 우리는 세포 배양을 통해 많은 식량을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업 분야에서도 기계화와 자동화가 진전되면서 농장은 공장에 가깝게 진화된다. 로봇 트랙터와 콤바인 수확기가 작물의 생육, 수확을 담당하고 드론과 위성이 작물 성장을 모니터링해 컴퓨터로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디지털 혁명시대 한국의 나아갈 길=인구 변화 조사를 통해 각국의 경제 예측도 가능해진다. 2030년까지의 경제성장률을 추측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 1%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력 인구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과 한국의 성장률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의 감소, 초고령화 사회 진입, 재정 악화 때문이다.
우울한 회색빛이 드리운 한국 경제, 그렇다면 한국 경제의 위기는 어디서 극복의 전기를 마련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여러 대안 중 하나로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디지털 혁명을 현실 생활에서 구체화해주는 것은 제조업이고, 디지털과 제조업은 상호보완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이 10~20년 안에 전기자동차화, AI 탑재, 3D프린터 설계를 거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하고, 컴퓨터 기술이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3D프린터와 결합해 제4차 산업혁명시대 승부를 가늠할 지렛대로 작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금 세계 경제는 두개의 큰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하나는 거품이 빠진 국제 경제가 불황, 정체기로 진행한다는 분석이고, 다른 하나는 AI, IoT, 로봇, 빅데이터 등 새 기술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전망이다.
두 흐름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10년 후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역할이지만, 미리 준비하고 초석을 다지는 일은 지금 우리 세대의 몫일 것이다. 276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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