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5월 북미 정상회담] 마주앉는 트럼프·김정은, 완전한 해빙 모드 되나

18년 만에 재시도 되기까지…1999년 美 페리 프로세스에 北 "미사일시험 모라토리엄"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방북 초청 등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8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방북 초청 등 면담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한반도 정세는 지난 2000년 상황과 흡사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시에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 첫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남북관계 해빙 분위기 속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기 때문이다.

1999년 미국이 대북 정책으로 이른바 '페리 프로세스'를 발표하면서 북미 관계는 해빙기를 맞기 시작했다. 9월 미국이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를 발표했고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이듬해 3월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 경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다. 6월에는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6'15선언'을 발표했다.

그 사이 북한의 폐연료봉 밀봉,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등 북미 대화를 위한 안팎 분위기도 조성됐다. 그해 10월에는 북한과 미국이 '테러 불용'의 내용을 담은 국제 테러리즘에 관한 공동성명을 내놓기도 했다. 10월 9∼12일에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했다.

당시 양측은 ▷적대관계 종식 ▷평화보장 체제 수립 ▷경제교류 협력 ▷미사일 문제 해결 ▷미 국무장관 방북 등을 골자로 하는 '북미 공동 코뮤니케'를 채택했다. 이를 전후해 클린턴 대통령의 연내 방북 방침이 공개되기도 했다. 10월 23∼25일에는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클린턴 대통령 방북에 대한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북한을 찾았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지 W.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앨 고어 민주당 후보를 누르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결국 클린턴 대통령은 12월 28일 시간 부족 등을 이유로 북한 방문 계획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후 부시 행정부 시절에는 대북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공동 코뮤니케는 결국 무효화됐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여러 면에서 18년 전과 달라 보이기도 한다. 우선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돼 협상력이 커졌다. 또 2000년 상황과 비교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초반인 지금이 '거래'의 성사 가능성 면에서는 한결 좋은 조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첫 북미 정상회담 성사 기대감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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