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농업박람회는 올해로 6회째 맞으면서 더 많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텃밭 가꾸기, 옥상정원 가꾸기, 체험학습장, 상자텃밭, 학교텃밭 등이 기존의 주류였다. 이러한 도시농업의 방향은 이제 조금 더 확장되어야 한다. 생산적 측면을 중시하면서 도심 자투리땅과 건물을 활용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도시농업이 발전하려면 직접 재배하는 먹거리뿐만 아니라 화훼작물 키우기, 가드닝, 곤충 키우기 등으로 먹거리 볼거리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가로화단, 옥상정원, 벽면녹화, 게릴라 가든 등 환경 개선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유치원의 자연학습, 학생 일반인들의 원예 체험 등 교육, 치유의 장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도시농업에 대한 관점은 매우 다르다. 우리가 주말농장이라면 외국은 커뮤니티 공간이다. 우리는 주말농장에서의 경작이 주를 이룬다면 외국은 일상의 여가활동이며 정원 가꾸기, 생산, 체험, 레크리에이션, 전시, 휴식, 운동의 공간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실행해 온 하나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도시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본다. 대구 북구의 한 복지관에서 노인들을 대상으로 원예교육(가드닝)을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이름하여 '꽃을 든 시니어.' 6회 정도 가드닝에 대한 기초지식을 전한 뒤, 6회 정도 실습과 현장학습도 하였다. 처음엔 꽃 하나 받아갈 요량으로 '반쯤 걸친' 자세였던 어르신들이 프로젝트가 끝나갈 무렵에는 북구의 거리 정원사이며 환경 지킴이가 되어 있었다.
아마추어 실력이지만 쓰레기가 버려진 코너, 어두컴컴한 우범지역, 학교 담 옆에 꽃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꾸는 동안 서로가 웃고 떠들면서 어르신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아졌고, 동료 간의 친밀도가 높아져서 형님 아우가 되었다. 꽃 심기가 없는 날에도 삼삼오오 이전 게릴라정원을 했던 곳에 들러 물을 주고 묵은 잎을 제거하고 꽃 가꾸기를 한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도시농업의 일석 몇 조가 아닌가?
후미진 곳은 예쁜 장미정원으로 변했고 학교 담장은 행잉바스켓으로 운치 있게 변했다.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전봇대 아래는 남천나무 울타리정원이 되어 감히 아무도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포토존이 되었으니 환경 개선은 물론 볼거리까지 생겨났다.
어르신들 또한 아직도 "우리에겐 할 일이 있어~"라고 하시며 기분 좋은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 이것이야말로 원예치료의 최정점이 아닌가 한다.
도시농업은 바로 이런 것이다. 텃밭을 가꾸어 고구마 캐고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도 좋지만, 도시 거리 환경문제, 노인문제 등 사회적 문제의 지속적인 해결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도시농업이 역할을 할 때가 왔다. 도시농업은 시민들의 여가 활동, 자가 재배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 생태교육, 관광체험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 이웃에 대한 애정, 곧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 자존감이 높아진다면 도시농업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부서진 도시, 버려진 공터에 대해 개인과 사회가 가드닝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운동이다. 주체가 명확히 정해지지도, 알려지지도 않은 것이 특징이며 오랜 시간 동안 방치된 공간에 꽃을 심는 행위를 통해 행인과 공간을 방치한 이들에게 꽃을 통한 경각심을 전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게릴라 가드닝을 통해 사람들은 주변 환경에 대해 인식하게 되며, 이를 통해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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