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오치아이 투수 코치는 지난해 10월 말 삼성에 다시 부임하자마자 마무리훈련에서 투수 김대우를 선발 자원에 포함시켰다. 투구 유형이 불펜보단 선발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시즌 김대우를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기용한 김한수 감독도 오치아이 코치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김대우는 KBO에서 몇 안 되는 정통 언더핸드 투수다. 아래에서 위로 치솟는 위력적인 공을 눈여겨본 삼성은 2016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넥센 히어로즈에 채태인을 내주고 김대우를 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삼성은 "팀 내 포지션 중복 문제 해결 및 투수력 보강 차원에서 이번 트레이드에 나섰다"며 "김대우를 선발 및 롱 릴리프가 가능한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대우에게 지난 2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트레이드 첫해인 2016년 67경기 나와 6승 11홀드 평균자책점 5.05를 기록, 불펜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후반기에만 5승 5홀드를 쓸어담으며 성공적인 트레이드였다는 찬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 왼쪽 허벅지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이탈, 다음 시즌의 악몽을 예고했다.
2017년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김대우에게 '전천후 투수'의 특명이 떨어졌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25경기에 등판해 2승 5패 1홀드에 평균자책점 9.54를 기록하는 등 투수조장이라는 직책이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7경기에 선발 등판해 남긴 성적은 2승 3패 평균자책점 9.12였다. 한 번 제구가 무너지면 상대 타선에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김대우는 "선발 준비를 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많이 올랐다"며 "팀 사정이 그래서 어쩔 수 없었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지난 시즌을 회상했다.
이에 일찌감치 선발로 올 시즌을 준비하는 김대우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오치아이 코치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치아이 코치는 김대우를 선발 자원으로 분류한 배경에 대해 "투구 스타일이 영리하고 생각하면서 던지는 투수다"며 "장기적으로 힘을 나눠서 던질 수 있어 선발 경쟁에 넣었다"고 밝혔다.
김대우는 지난달 15일 오키나와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요코하마 주축 타자를 상대로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김한수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김한수 감독 역시 올 시즌 4, 5선발에 김대우의 이름을 가장 먼저 거론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김한수 감독은 "우규민의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김대우, 백정현, 양창섭, 최채흥을 개막 전까지 지켜보고 등판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대우도 "중간 연습을 하다가 선발로 들어가게 되면 힘들어지지만 선발로 준비를 하게 되면 중간으로 가더라도 괜찮을 수 있는 점이 있다"며 선발 등판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양창섭, 최채흥 등 신인 투수들의 가세로 삼성의 선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삼성에서 3년차를 맞는 김대우가 선발의 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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