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푸틴 반대' 러 망명재벌 측근도 런던서 숨진 채 발견

'러시아 스파이' 독살 기도 사건으로 영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와중에 영국 런던에 거주하던 또 다른 러시아인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숨진 채 발견됐다.

특히 이 사망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비판자로 역시 런던에서 숨진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사업 동료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 대테러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10시 46분 런던 남쪽 뉴몰든의 한 주택에서 러시아 출신 니콜라이 그루쉬코프(69)가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그루쉬코프는 2013년 자택 욕실에서 목을 맨 채로 숨진 러시아 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측근으로 알려졌다. 베레조프스키는 푸틴 대통령의 올리가르히 척결 과정에서 쫓겨나 2001년부터 영국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경찰은 러시아 이중간첩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런던의 한 쇼핑몰에서 신경작용제에 노출돼 위독한 채로 발견되고 다시 8일 만에 그루쉬코프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숨지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에 사망한 그루쉬코프는 베레조프스키의 사업 동료로, 러시아 자동차 업체 아브토바즈(AvtoVAZ)와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를 포함한 베레조프스키 소유 기업들을 위해 일했다.

그는 1999년 아에로플로트에서 700만달러를 횡령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재판에서 3년 3월 형을 선고받았지만, 재판 기간 중 이미 선고 형량을 마쳐 석방됐다.

2010년 영국으로 망명한 그는 지난해에는 모스크바 법원의 궐석재판에서 횡령 혐의로 징역 8년형을 다시 선고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중범죄자라며 수배자 명단에 올리며 송환을 추진했으나, 영국 정부의 거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루쉬코프는 베로조프스키가 망명 후 "러시아의 모든 주요 사건, 주요 범죄의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등의 신랄한 비판을 하다 숨지자 "타살로 확신한다"며 "(러시아 망명자들에게) 너무 많은 죽음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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