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팔거천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팔거천은 칠곡군 오계산에서 발원해 대구 북구 팔달동을 거쳐 금호강으로 유입되는 지방 2급 하천이다. 이에 따라 팔거천 재해예방사업을 진행 중인 북구청은 야간 공사를 중단하고 서식 환경을 개선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등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북구청은 지난달 환경영향평가 전문업체에 의뢰해 수달 서식 여부를 가리는 정밀생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팔거천 재해예방사업 공사 구간에 수달이 자주 목격되는 등 논란(본지 1월 25일 자 8면 보도)이 일자 대구환경청이 북구청에 정밀조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조사는 동천동 대동교에서 구암동 태암교 일대를 중심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0여 일에 걸쳐 현장실사와 무인센서 카메라 촬영을 통해 이뤄졌다. 조사 기간 동안 수달은 무인센서 카메라에 4차례 찍혔고, 새끼 수달을 포함해 3마리가 한꺼번에 관찰되기도 했다. 현장 조사에서는 수달 분변과 족적이 29건 발견됐고 수달이 먹다 남긴 것으로 보이는 황소개구리와 잉어 사체 등 먹이활동 흔적도 다수 발견됐다. 이에 따라 조사팀은 이 일대에 수달 3, 4마리가 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팀은 팔거천이 수변식물과 어류, 양서류 등 먹이가 풍부한 데다 바위와 교각 하부 등 수달이 휴식처로 삼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해 수달이 서식하기 좋은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팀 관계자는 "수달은 팔거천 일대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어류, 수서곤충, 플랑크톤 등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먹이사슬이 건강하게 유지된다는 걸 보여주는 생물학적 '우산종'"이라며 "수달의 안정적 서식 환경이 보존될 경우 팔거천의 생물 다양성은 더욱 증진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팔거천의 수달 서식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도 상당수 발견됐다. 조사팀은 ▷하천변 산책로 이용객 증가 ▷하천변 공사 구간 분포 ▷하천 내 수중보, 징검다리 조성 ▷도심지 생활하수 유입 ▷하천변 광공해 ▷수달 휴식 및 은신 공간 미흡 등이 서식 환경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북구청도 수달 서식지를 보호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청은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야간공사를 중단하고 구간별로 순차적으로 공사를 진행키로 했다. 아울러 수달이 숨을 인공 돌무더기와 오염을 막는 오탁방지망도 하류에 설치할 방침이다. 재해예방공사가 끝나면 인공 보금자리와 함께 넝쿨성 식물 식재, 인공섬 설치 등도 검토 중이다.
북구청 건설과 관계자는 "팔거천 재해예방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되, 수달에 대한 보호 방안을 충분히 마련해 생태계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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