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을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교육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고교 교육을 서열화하여 교육 불평등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특수목적고등학교를 폐지하겠다 하여 찬반 논의가 뜨겁다.
대구에서는 특목고 운영을 통해 수도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교육 불평등이라는 부정적 영향보다 수성구와 비수성구 학력 격차 해소 및 비수성구 학생들의 교육 기회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게다가 수요가 급증할 중국 지역 전문가 육성을 위해 국내 유일, 최초로 중국어 중심 국제고등학교, 가칭 대구국제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갈등, 새 정부의 특목고 폐지 정책 등 부정적인 국내외 환경으로 지금까지 추진해 온 중국어 중심 국제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다. 현재의 한'중 간 갈등과 당장의 교육적 효과를 추구하기보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 및 동북아 경제 중심 개편이라는 장기적·거시적 관점에서 대구국제고등학교를 바라보아야 한다.
중국의 급속한 성장 및 세계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 수가 전국적으로 연간 1천 명을 넘고 있다. 국내에 중국 관련 특성화학교가 없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자부담으로 유학을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는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유학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교육 불평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한 중국을 포함한 대구의 다문화가정 학생 수가 2017년 기준 3천400명으로 다문화가정 학생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여건 및 정서 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교육으로 인해 다문화가정 학생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포용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국제화 교육과정을 통해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포용하고 국가 인재로 발돋움시킬 수 있는 공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5년 교육부 승인을 받은 대구국제고등학교는 2020년 3월 1일 개교를 목표로 북구 국우동 1만7천여㎡ 부지에 18학급 규모로 개교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계층 간 격차 심화 유발,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 파행 운영 등의 부작용에 대해서 우려하지만, 우리 교육청에서는 이미 기존 부작용을 차단하고, 설립 목적과 교육 본질에 충실한 글로벌 미래형 인재 양성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중국 대학 진학을 통한 중국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학교 차원의 중국 학교와의 교류, 중국 대학 연계 유학 등을 제공한다면, 해외 유학을 대비하기 위한 사교육비 수요도 상당히 흡수될 것이며,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도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 혜택을 제공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급증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학생을 위한 글로벌 교육도 함께 제공하고자 한다. 대구국제고는 입학 단계에서부터 다문화학생전형을 마련하여 입학 정원의 50% 이상을 선발하여 교육함으로써 공교육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교육과정 또한 학생 선택형 맞춤형 교육과정을 전면 편성하여 무학년제 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의 진로 희망과 적성에 맞는 교과를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수업 또한 주제 융합 및 프로젝트 중심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이는 교육 평등과 교교학점제를 추구하는 새 정부의 교육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대구시교육청은 그동안 대구국제고등학교 설립을 착실하게 준비하여 왔다. 원어민 중국어 보조교사 증원, 중국어 교사 연수 확대, 중학교 제2외국어 도입 확대 등 중국어 교육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하였다. 이미 사회적으로 약속된 대구국제고등학교 설립이 새 정부의 특목고 폐지 정책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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