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진학 상위 10곳, 공립고는 3년간 2곳 뿐

대구 고교 입시 성과 분석…대구여고·경북고만 이름 올려, 10명 이하는 16개교 중 9곳

대구의 공립고등학교가 대학 진학 성과에서 사립고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 진학 성적을 볼 때, '합격자 10명 이하'인 대구지역 고교 수가 최근 3년 새 9곳에서 16곳으로 늘었는데, 이 중 공립고는 2곳에서 9곳으로 급증했다. 특히 자율형공립고는 같은 기간 1곳에서 7곳으로 늘어났다.

현실적인 교육 격차를 감안해도 일부 공립고의 부진은 수시모집 중심의 입시 상황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일신문 교육팀이 2016~2018학년도 대구지역 일반계고의 경북대 합격자(대구캠퍼스 최종 등록 기준) 3년치 자료를 종단 분석한 결과, 사립고와 공립고 간의 입시 성과가 극명하게 대조를 이뤘다.

합격자 수가 많은 학교일수록 사립고 비중이 높았다. 올해 대구는 일반계고 중 69곳(국공립 32곳, 사립 37곳)에서 경북대 합격자 1천977명(수시 1천93명, 정시 884명)을 배출했다. 지난 3년간 합격자 배출 상위 10개교를 살펴본 결과, 해마다 사립고가 8곳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공립고 중에서는 대구여고와 경북고 두 곳만 이름을 올렸다.

상위 20개 학교로 확장해도 공립은 다사고와 대구외고 2곳만 추가됐다. 또 올해 학교당 평균 합격자 수(28명) 이상을 배출한 학교는 25곳이었는데, 이 중 공립고는 4곳에 그쳤고, 나머지 21곳이 사립고였다.

반면, 합격자 실적이 저조한 학교일수록 공립고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합격자 10명 이하인 학교(특목고 제외)를 분석한 결과, 2016학년도엔 모두 9곳(공립고 2곳)이었다가 지난해는 총 14곳(공립고 9곳)으로, 공립고의 비중이 64%에 달했다. 올해는 10명 이하의 합격자를 낸 총 16개 고교 가운데 공립고는 9곳에 달했다.

경북대 합격자 실적은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이 지원하는 상황에서 개별 고교의 교육력과 진학에 대한 역량을 보여주는 척도로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구 자율형공립고의 성과 저조는 입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으로 연결된다. 대구의 한 진학부장 교사는 "경북대 수시모집에서 최저학력 기준이 의대를 제외하고 3개 과목 합 6~8인데 아무리 열악한 자공고라도 이런 자원은 수십 명 있다"며 "학생들의 내신 조건이 똑같은 입장에서 경북대에 10명을 진학 못 시킨다는 것은 학교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구 전체 13곳의 자공고가 배출한 경북대 합격자는 170명으로 지난해보다 30명 감소했다. 특히 자공고 9곳은 올해와 지난해에 경북대 합격자 배출이 10명 이하에 그쳤다.

대구의 한 공립고 교장은 "교육과정 차별화, 수업 개선 등 관리자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진학 성과를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결과가 좋은 곳은 그만큼 학교 노력이 뒷받침했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교사가 학생들과 끊임없이 진로를 상의하고 수시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자율형공립고등학교

교육 여건이 불리하거나 낙후지역 학교, 신설학교, 교육 혁신 의지가 강한 학교 등이 지정 대상이다. 자공고로 선정되면 기숙사 우선 지원, 교원 50% 외부 초빙, 공모제 교장 발탁 등 학교 발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또 학사 운영의 자율성과 교육과정의 최대 35%까지 자율성을 인정받고 교육과정 개발비와 교원 연수비 등 매년 많게는 1억원 이상 지원된다. 대구는 2010년부터 ▷강동고 ▷경북여고 ▷구암고 ▷달성고 ▷대구고 ▷상인고 ▷학남고 ▷호산고 ▷대구서부고 ▷대진고 ▷수성고 ▷칠성고 ▷포산고 등 13개 자공고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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