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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시진핑, 아베, 메르켈… 세계 주요국 '장기집권' 형국, 그 속사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매일신문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매일신문DB

세계 주요국이 수반의 '장기집권' 형국을 보이고 있다.

19일 블라디미르 푸틴이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하며 4선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데다, 최근 시진핑도 17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 국가주석으로 재선출됐으며 앞서 11일 연임 제한을 철폐하는 헌법 개정을 통해 장기집권의 토대를 구축했다.

앙겔라 메르켈도 14일 독일 총리로 다시 선출되면서 4연임 기록을 썼다.

아베 신조 역시 2012년 12월부터 다른 총리들과 비교해 긴 5년여간 일본 총리로 있다. 일본 총리 임기는 4년 이하이지만, 최근 임기를 보면 후쿠다 야스오(2007-2008), 아소 다로(2008-2009), 하토야마 유키오(2009-2010), 간 나오토(2010-2011), 노다 요시히코(2011-2012) 등 1년 남짓에 불과했다. 경제 호황과 우익 프레임을 바탕으로 장기집권을 호시탐탐 노려온 아베 신조는 그러나 최근 터진 '사학 스캔들' 때문에 위기에 몰려 있기는 하다.

푸틴과 시진핑의 장기집권에 대해서는 '야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푸틴처럼 4번째 임기를 시작한데다(단, 푸틴은 러시아의 3연임 제한에 따라 2연임 후 총리를 맡았다가 다시 2연임, 메르켈은 4연임) 시진핑보다 오히려 긴 집권을 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에 대해서는 비판의 시각이 옅거나 잘 보이지 않는다.

사정은 이렇다. 푸틴이 선출된 이번 대선에 대해 벌써 러시아 내 야당들이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시진핑의 경우 등소평 이래 전통이었던 연임제한을 철폐한 데 대해 외부에서는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지탄을 받고 내부에서도 집권체제에 대한 불만을 야기하는 등 중국에 위기를 던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러나 메르켈은 정상적인 선거(연방하원 총리선거)를 거쳤다. 다만 연방 하원의석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표를 얻은 데 대해 메르켈이 추진하고 있는 대연정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받고 있는 정도다.

아울러 장기집권 맥락에 있다고 해서 각국 수반들이 같은 처지인 것은 아니다. 푸틴과 시진핑은 '스트롱맨'으로 수식되는 반면, 아베와 메르켈은 계속 위기설을 만들어내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장기집권의 장점으로 경제정책의 일관성을 들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 중국은 물론 해외의 기업들까지 투자 등 미래 계획을 세우는데 시진핑의 장기집권이 반갑다. 반면 단점도 분명히 있다. 국가가 경제를 통제하는 경향이 강한 중국과 러시아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장기집권이 독재나 그에 준하는 수식으로 바뀔 때 나오는 국내외 부정적 인식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또한 경제 관련 정책 결정에서도 장기집권 정부의 일방적인 선택이 자유롭게 경쟁하던 기업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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