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제자 성추행 의혹 및 미투운동 비하 논란에 휩싸인 하일지(62)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겠다"며 성추행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과할 뜻은 없다"고 밝혔다.
하일지에 대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는 19일 동덕여내 학내 커뮤니티를 통해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동덕여대 재학생 A씨는 2016년 2월 하일지와 가까운 스승 및 제자 사이로 지내다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수업 중 하일지의 미투운동 비하성 발언이 제기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14일 '소설이란 무엇인가' 수업에서 하일지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 씨 관련 2차 가해 발언을 하고,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두고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다.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해야겠네"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이와 관련 하일지는 19일 동덕여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일지는 입장문을 통해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문학 교수라는 자부심을 갖고 조용히 살았는데, 최근 느닷없는 봉변을 당했다.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 앞에 인격살해를 당해 문학 교수로서 자존심 깊이 상처를 입었고 학생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게 됐다"며 "제가 지켜야 할 것은 제 소신이라 판단, 마지막으로 모범을 보이기 위해 강단을 떠나 작가의 길로 되돌아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일지는 A씨의 폭로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보도자료를 참고해달라"고 했다.
하일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A씨가 과거 '존경한다'며 하일지에게 보낸 안부 메일 내용 일부가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 하일지는 "미투 운동에서 우리는 고백에 관해 3가지 점검이 필요하다. 사실관계, 고백자의 진실한 감정, 고백자의 의도 등을 점검해야 한다"며 폭로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거듭 말하지만, 사과할 뜻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로비에는 동덕여대 학생 100여명이 손팻말 등을 들고 하일지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동덕여대는 19일 오후 5시부터 윤리위원회를 열고 하일지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오후 6시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일지에 대한 규탄 및 학교 내 인권센터 설립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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