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심각한 사립고와 공립고의 대학 진학 성과 격차

대학 진학에서 공립고들이 사립고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근래 들어서 대구의 공립고와 사립고 간의 대입 성과 격차가 심각히 벌어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다. 이 같은 현상은 고교 간 서열 고착화와 공립고 기피, 집값 문제 등 여러 사회적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2018학년도 대입에서 경북대에 30명 이상을 합격시킨 대구지역 상위 20개 고교를 보았더니 사립고가 16곳을 차지한 반면 공립고는 4곳에 불과했다. 같은 학년도 경북대 진학자가 10명 이하인 대구의 공립고는 모두 9곳으로 3년 전(2곳)보다 크게 늘어났다. 특히 자율형공립고(자공고)들마저 부진을 면치 못해, 2018학년도 경북대 합격자 10명 이하인 대구의 자공고는 7곳으로 3년 전(1곳)보다 후퇴했다.

경북대 진학이 대입 성과의 유일한 바로미터는 아니다. 하지만 대구경북의 거점 국립대학인데다 중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 대학교의 진학 성과는 대입 지도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의미한 자료다. 그런데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사립고 선호 현상으로 인해 빚어지는 현실적 교육 격차를 감안하더라도 대구의 사립고와 공립고 간의 격차는 지금 너무나 벌어져 있다.

공립고 교사들이 사립고 교사들보다 자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립고 부진의 원인은 내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미 교육계 안팎에서는 지역의 공립고들이 사립고에 비해 수시 모집 중심의 입시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며 진학지도에도 관심을 덜 갖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사립고는 일류, 공립고는 이류"라는 말이 나돌고 공립고 기피 현상도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 중 상당수는 교육 학군과 무관치 않다. 공립고의 진학 성과 부진은 더 이상 방치해서 될 일이 아니다. 일단은 일선 공립고 교장과 교사들의 반성과 뼈를 깎는 노력이 절실하다. 시교육청도 컨트롤타워로서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시늉이 아니라 현실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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