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새 회장 합의추대로 남다른 존재감 보여준 대구상의

대구상공회의소 제23대 회장에 이재하 삼보모터스 회장이 선출됐다. 19일 열린 대구상의 임시총회에서 경선 절차 없이 합의추대로 새 회장을 뽑고 임원진 교체도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총회 결과는 2001년 이후 대구상의의 '아름다운 전통'이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어느 기관단체든 회장 교체 과정에서 크고 작은 잡음과 반목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구 상공인들의 모임인 대구상공회의소만은 이제 완전히 예외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지역 상공인들의 의식이 높고 민주적 절차와 대의를 중시하는 성숙함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과거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선거가 아무런 문제 없이 원만하게 치러진 것은 아니다. 지난 1997년 회장 선거 때는 후보 간 맞고발 사태도 벌어졌다. 1999년 회장 선거에는 후보들이 협력 업체를 상대로 위임장을 받는 등 크게 과열돼 마찰음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지역 상공인들이 뜻을 모아 2001년부터 경선을 피하고 합의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뽑는 전통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 2015년 선거 과정 당시 경선 분위기가 잠시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합의추대로 가닥을 바로잡으면서 진영환 삼익THK 회장이 22대 회장에 취임해 3년간 의욕적으로 대구상의를 이끄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당시 경선을 염두에 뒀던 이재하 회장이 이번에 그 바통을 이어받아 23대 회장에 취임한 것도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은 이제 대구상의의 내재된 저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구상의의 이런 아름다운 전통이 경북 각 시도 상의 회장 선거에 본보기가 된 것도 높이 평가할 대목이다. 경산시를 비롯 영천'영주상의 등도 이제 합의추대 전통을 굳혀가고 있다. 이는 상공인 화합과 지역 발전 기여라는 상공회의소 설립 취지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장려할 부분이다. 이제는 내부 갈등과 대립에서 벗어나 올바른 상공회의소 위상과 이미지를 다져나가야 할 때다. 이런 노력을 통해 상의가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중심 경제단체가 된다면 상의를 바라보는 시민의 눈높이도 올라가고 평가 또한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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