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말 송설체 대가 필사본 서첩
앞뒤 표지화는 4개의 연화문
학계 "문화재급 가치" 평가
한국국학진흥원은 최근 고려 말 명문 거족이자 송설체 대가로 최고의 명필인 행촌(杏村) 이암(1297~1364) 선생이 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2점을 발견했다. 이번에 발견된 필사본 서첩은 행촌의 친필 글씨를 감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로 문화재급 가치가 있는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행촌 이암의 친필 서첩 2점을 이달 30일 개막하는 고성 이씨 문중 특별전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에서 일반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대방광불화엄경'과 '행촌친필'은 이암이 직접 쓴 화엄경의 필사본 서첩이다. 이 가운데 '대방광불화엄경'은 화엄경의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를 필사한 것이며, '행촌친필'은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의 한 부분을 베껴 쓴 것.
이 자료 앞뒤 표지화는 4개의 연화문이고, 본문은 백지에 '묵서'(墨書)이다. 이 자료는 표지에 '행촌친필'(杏村親筆) 이라는 표제가 붙어 있다. 이 서첩 맨 앞부분에 후손 이주정(李周禎'1750∼1818)이 짓고 쓴 발문이 붙어 있다. "행촌 선조의 필적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데 다행스럽게 취득하더라도 진위의 구별이 어렵다. 이 두 점은 호남에 사는 종친 집안에서 얻은 것으로, '화엄경'은 질재공(質齋公'고려말 안균, 조맹부체 보급)의 서체로 본디 분명하게 고증된 바가 있다"고 적어 이 글씨가 이암의 친필임을 입증하고 있다.
고려 말기에는 송설체라 불리는 조맹부의 필법이 시대를 풍미했다. 행촌 이암은 조맹부 서체의 진수를 체득해 굳세고 아름다운 서체를 완성했다. 그의 글씨는 조선 초기 신진 유학자들 사이에서 유행했고, 안평대군 이용에 와서 꽃을 피웠다. 이암의 서체는 조맹부체의 연미한 단점을 보완해 필획이 굳세고 장중한 것이 특징이다.
김순석 국학자료팀장은 "고성 이씨 후손이 소장해오던 것을 특별전에 전시하기 위해 내놓은 것이다. 고려 말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화엄경이 국보 235호로 지정돼 있어, 이 자료도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며 "행촌 선생의 친필을 직접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