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의 보고 경북도 지질공원] <중>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공룡 발자국·희귀 광물, 세계가 인정한 자연학습장

청송 신성계곡의 정수로 꼽히는 백석탄은
청송 신성계곡의 정수로 꼽히는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이다. 눈부신 바위들이 장관을 이룬다. 경북도 제공
청송 꽃돌.
청송 꽃돌.

청송 국가지질공원은 지난해 5월 제주도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청송군 전 지역을 포함해 모두 24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2004년 울릉도'독도, 제주도, 부산에 이어 국내 4번째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과 먹거리, 전통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자연마을의 특성을 인정받아 2011년 국제슬로시티로도 지정됐다.

◆지질, 역사, 문화 잘 어우러져

청송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을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지질명소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주왕산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큰 규모의 두꺼운 화산재층으로 구성돼 있다.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탐방이 가능한 탐방로와 탁월한 경관도 큰 점수를 받았다.

세계지질공원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지질과 역사, 문화가 잘 어우러진 명소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매우 희귀한 광물이 발견돼 학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지질명소 중 으뜸은 바로 꽃돌로 불리는 청송 구과상 유문암이다. 꽃무늬를 보이는 암석인 구상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러 곳에서 산출되지만 다양한 꽃무늬의 크기와 형태, 심미적 가치는 청송의 꽃돌이 으뜸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한 필수 요건인 국제적인 지질학적 가치 증명에서 꽃돌의 역할이 매우 컸다.

지질명소뿐만 아니라 지질공원에 대한 지역주민의 뛰어난 인식과 적극적인 참여도 성공적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이뤄낼 수 있었다.

청송꽃돌협회 관계자는 "청송 꽃돌은 과거에는 무분별하게 채취되고 가공을 통해 상품으로 만들어져 판매돼 왔다. 세계적인 가치가 있는 청송의 보물인 꽃돌을 그동안 외부로 유출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앞으로는 청송의 꽃돌을 비롯한 지질유산을 잘 보전해 후대에 길이 남겨야 한다"고 밝혔다.

◆뛰어난 지질 명소

중생대 백악기 주왕산 일대에서는 아홉 번 이상의 화산 폭발이 있었다. 뜨거운 화산재가 쌓이고 끈적끈적하게 엉겨 붙으면서 굳어졌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암석이 바로 용결응회암이다. 기암 단애는 용결응회암으로 이뤄져 있다. 뜨거운 용결응회암이 급격히 식을 때 수축이 일어나면서 세로로 틈이 생겼다. 이 틈을 따라 침식이 일어나 지금과 같은 단애를 이루게 됐다.

연화굴 주변의 응회암에서는 주상절리와 판상절리, 불규칙절리 등 다양한 형태의 절리들이 발달했다. 주상절리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 붙은 응회암이 냉각될 때 부피가 줄어들면서 수직으로 틈이 벌어져 만들어진다. 촘촘한 간격으로 발달하는 수직절리는 작은 암석조각으로 떨어져 나와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연화굴의 수직절리대는 비교적 움푹 들어간 형태를 띠고 있다.

절골 협곡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계곡은 응회암으로 구성돼 있다. 이 응회암은 고온으로 분출돼 흐르면서 쌓인 회류응회암으로 뜨거운 화산재와 부석들이 서로 엉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다. 용결작용을 겪은 응회암은 식으면서 부피가 줄어들어 수직 방향으로 틈이 많이 발달하게 됐다. 이 틈을 따라 암석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깎아지르는 수직절벽들이 병풍처럼 펼쳐 있는 긴 협곡을 형성했다.

주산지는 1720년 8월 착공해 그 이듬해 10월 준공한 저수지다. 길이는 200m이고 평균 수심이 약 8m이다. 주산지는 준공 이후 지금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 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다. 그 위로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방호정은 신성계곡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유서 깊은 정자다. 1619년 조선 중기의 학자 조준도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에서 세웠다고 한다. 약 1억 년 전 만들어진 퇴적암층 위로 길안천이 흐른다.

신성리 공룡 발자국 지층은 약 1억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퇴적암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산사태가 일어나면서 발자국이 있는 면이 노출됐고 2004년 발견됐다. 총 400여 개의 발자국 중 용각류가 120여 개, 수각류가 135개, 조각류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이곳에 살았던 용각류 공룡은 나무나 풀을 먹으며 네 발로 걸어다녔던 초식공룡이며, 수각류 공룡은 다른 공룡이나 곤충 등을 잡아먹었던 육식공룡이다.

자암은 붉은 바위라는 뜻으로 적벽이라고도 불린다. 깎아지른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신성계곡의 대표적인 절경 중 하나다. 자암을 이루고 있는 암석은 중생대 백악기(약 1억2천만 년 전)의 퇴적암이다. 자암의 암석은 지표면에서 오랜 세월 동안 풍화와 침식을 받으면서 절리를 따라 쪼개지고 강물에 의해 깎여 지금의 아름다운 절벽으로 남았다.

신성계곡의 정수로 꼽히는 백석탄은 '하얀 돌이 반짝거리는 개울'이라는 뜻이다. 눈부신 바위들이 장관을 이룬다. 포트홀(돌개구멍)은 계곡의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동안 풍화되고 침식돼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이 생긴 것이다. 백석탄은 희다 못해 푸른빛이 감도는 암석들 위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자연학습장으로도 애용되는 명소다.

◆30, 31일 인간과 자연의 공존 주제 청송포럼

청송군과 청송문화관광재단은 30, 31일 청송대명리조트와 청송군 일대에서 '청송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과 국제슬로시티 자원의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로 청송의 청정 이미지와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소득 창출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5개국 500여 명이 참여해 지역 소도시가 자연과의 어울림을 통해 도시인구 유입, 지속 가능한 관광모델 개발 등 인간과 자연, 지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연다.

◇ 지질공원 탄생과 핵심가치 "보전 전제로 관광자원화"

지질공원의 개념은 2000년대 초반 독일, 프랑스, 스페인, 그리스 등 유럽의 몇몇 국가가 만들었다.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지질과 자연자원을 결합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시작됐다.

유네스코는 지질공원이 가진 우수성을 인정해 지원을 했다. 이후 아시아의 중국과 일본 등으로 지질공원이 퍼져 나가게 됐다.

2004년 세계지질공원망(Glabal Geoparks Network)이 결성돼 본격적으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시작했다. 지난 2015년 11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공식 프로그램으로 승인받았다.

기존의 자연보전제도들은 보전에 초점을 두고 엄격한 규제와 제약을 했다. 반면 지질공원은 보전을 전제로 한 지속 가능한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추구하는 제도다. 지역주민에게 적극 지지받는 친주민적 자연보전제도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다.

지질공원은 상향식 또는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지질공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지역주민과 탐방객에 대한 교육으로 자발적인 보전의식을 일깨운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경제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책임관광의 형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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