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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나쁨' 대구는 '보통', 미세먼지 전국 동·서 격차 원인은? 바람 막아주는 '산맥' 때문

26일 전국 미세먼지 예보 지도(왼쪽)와 우리나라 산맥 지도. 케이웨더, 국토연구원
26일 전국 미세먼지 예보 지도(왼쪽)와 우리나라 산맥 지도. 케이웨더, 국토연구원

주말 기승을 부린 미세먼지가 26일 전국을 동서로 갈라놓을 전망이다.

케이웨더에 따르면 이날 미세먼지 수준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비롯해 충남권(충남, 충북, 대전, 세종)과 전남권(전남, 전북, 광주)에서 '나쁨'으로 예보됐다. 이는 미세먼지가 150㎍/m³까지 치솟을 수 있음을 가리킨다. 또한 이날 기상상황에 따라 151㎍/m³ 이상인 '매우나쁨' 수준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이날 강원, 영남권(대구, 경북, 경남, 울산, 부산), 그리고 제주도는 미세먼지가 80㎍/m³ 이하인 '보통'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보됐다.

서쪽 지역과 동쪽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이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대기 정체로 머물러

주말의 경우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기 용이하지만, 월요일부터는 당장 출근과 등교 등 외출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수도권은 26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실시한다. 경기도의 경우 당일 간선 급행버스 이용객들에게 무료로 일회용 마스크를 보급한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16시간 동안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나쁨' 수준이고 다음날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할 때 발령된다. 실제로 25, 26일에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유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된데다 대기가 정체됐기 때문이라고 국립환경과학원은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24일 중국 쪽에서 미세먼지가 유입됐다. 이럴 경우 바람이 미세먼지를 배출해야 하는데, 어느 정도 불던 바람이 밤부터 현저히 잦아들면서 대기가 정체 상태에 빠졌다"며 "미세먼지를 해소해 줄 요인이 당분간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서 지역 미세먼지 차이 만드는 '산맥'

미세먼지 수준이 우리나라 동·서 지역에서 서로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이렇다.

우선 중국발 미세먼지가 황해 상공을 거쳐 먼저 유입되는 곳이 서쪽 지역인데다 이 지역에서 대기가 정체하며 미세먼지도 머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서 동·서 지역 사이에 놓인 높은 산맥이 미세먼지 이동을 저지하는 요인이 된다. 영남 지역은 서쪽의 높은 소백산맥이 중국에서 오는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강원 지역 역시 높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영서'영동 지역의 미세먼지 수준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시간차를 두고 영서 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먼저 높아지고, 영서 지역의 미세먼지가 동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영동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늦게 높아지는 식이다.

물론 산맥이 미세먼지를 100%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미세먼지를 실은 바람이 산맥을 넘을 정도로 강하면 미세먼지는 유입될 될 수밖에 없고, 이때 산맥이 분지 지형을 만든 지역의 경우 이 같은 지형 때문에 미세먼지가 계속 남게 된다. 미세먼지를 막아주던 산맥이 오히려 악영향을 주는 셈이다.

아울러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같은 백두대간을 주로 가리키는 1차산맥은 물론, 2차산맥도 미세먼지를 막거나 분지 지형에 정체시키는 등 미세먼지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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