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최고위층이 26일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동향이 포착되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북중관계가 복원의 흐름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의 특별열차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방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2000년 6월 첫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일 위원장이 5월 말 중국을 방문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전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찾은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7일 "북한 최고위층의 방중 동향이 있어 주시 중이지만 누가 그 열차에 탑승했는지는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최근 정상국가를 지향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온 북한이 최고 지도자의 방중을 과거처럼 비밀스럽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했다면 사전에 공개하고 항공편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임신 중이어서 항공편보다는 열차를 선호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방남한 바 있다.
북한 최고위층이 방중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중국의 대북제재 수위가 높아지면서 냉랭해진 양국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북중관계 복원은 양국이 모두 원하는 바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북한과 중국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선 한반도 정세가 급격한 변화를 앞둔 상황에서 자신들의 대북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 최고위급이 갔다면 중국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북한 최고위층을 만나는 데 부담을 느꼈지만, 북한이 최근 비핵화 의지를 밝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대북제재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더는 외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협상이 잘 풀려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경우는 물론이고 협상이 좌초해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더욱 강화되는 상황이 온다 해도 중국이 어떻게 나오느냐는 북한 입장에서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박병광 실장은 "미국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내정하면서 북한이 불안감을 느꼈을 수 있다"면서 "한국 외에 대화와 협상을 강조하는 중국을 북미협상을 위한 또 다른 조력자로 두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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