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北京)에 한 치 앞도 안 보일 정도로 강력한 황사가 발생하면서 하루 정도 대기 시차가 있는 한반도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황사의 영향으로 베이징에는 올해 첫 황사 경보가 발령됐고, 일부 지역의 PM10(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농도는 2천㎍/㎥를 넘어서 숨을 쉴 때도 흙냄새가 나고 숨이 막힐 정도로 대기 질 수준이 심각했다.
전날 밤사이 바람이 불면서 29일 베이징 공기는 많이 개선됐다. 베이징은 황사의 영향에서 벗어났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본격적인 황사 영향이 이제 시작된 셈이다.
베이징을 통과한 황사가 한국 하늘을 덮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갈린다.
한국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은 29일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에 영향을 주고, 국내 대기가 정체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 환경 당국은 한국의 예보와는 다른 입장을 밝혔다.
베이징 환경 당국 측은 "이번에 발생한 황사는 중국 북부에 치우쳐 있고, 바람의 방향으로 미뤄 주로 중국 동북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한반도 중에서도 북한 북부 일부 지역에 한해 미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상대에서 발표한 '황사 현황도'를 보면 황사 주요 세력권이 동북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한국 기상청에 공개되는 위성사진으로 보면 얇은 황사층이 서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모습이 관측된다.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황사가 한국 상공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한국 측 주장이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
한국 입장에서 더 큰 문제는 중국 서부 사막지역에서 발원하는 황사가 앞으로 10일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기상대 황사 예보에 따르면 신장(新疆) 남부와 네이멍구(內蒙古) 서부에서 29∼31일 한 차례 더 황사가 예상되며, 4월 초 더 강한 황사가 불 것으로 보인다.
중국천기망(中國天氣網)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북부의 150만㎢ 면적에 모래먼지가 발생해 앞으로 열흘간 유지될 전망이다. 150만㎢는 한반도의 6.8배에 달한다.
중국 중앙기상대는 해당 지역에 26일부터 대규모 모래먼지가 나타났으며 28일 밤부터 모래먼지가 점차 약해졌으나 향후 10일간 냉각기류와 회오리바람 활동이 비교적 활발해 모래먼지가 잦을뿐더러 국지적인 황사가 발생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황사가 중국 동북지역에 치우쳐 이동해 한국에 영향이 비교적 적은 편이지만, 이후에 불어오는 황사의 진로가 어떨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특히 중국 서부지역의 강수량이 급격히 줄고 기온이 오르는 상황에서 북풍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황사의 진로가 남쪽으로 치우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의 한 기상 전문가는 "봄철이 되면서 남풍과 북풍이 만나는 바람길이 베이징이 위치한 위도 40도 부근에서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번 황사는 한국보다는 북한 지역에 주로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