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청이 '이천어울림도서관' 준공을 앞두고 시공사의 부실시공과 건축비 증액 요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완공 예정일을 넘기고도 지하공간 침수현상이 거듭되는 데다 마감재 공사를 두고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남구청은 국비 등 예산 38억3천만원을 들여 도서관이 없는 이천동에 구립도서관인 이천어울림도서관을 짓고 있다. 대명어울림도서관에 이어 두 번째 구립도서관이다. 연면적 1천260㎡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어린이열람실과 종합자료실, 다목적강당, 강좌실 등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지난 21일 준공 예정이었던 도서관은 아직 내부공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29일 찾은 공사현장은 여전히 도서관 외부의 인도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외관은 형태를 갖춘 상태였지만 내부는 조명 등 전기공사가 끝나지 않았고, 벽은 잿빛 시멘트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준공이 늦어진 주된 이유는 해결되지 않은 지하실 침수현상 때문이다. 지하 공간에 침수가 이어지면서 시공사는 액체방수 공법으로 6차례 이상 방수작업을 했지만 물이 새는 현상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공사 측의 때늦은 설계 변경 요청도 준공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원래 설계도상에는 도서관 외관을 거푸집을 뗀 콘크리트면을 그대로 활용하는 노출콘크리트 공법으로 마감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시공사 측은 완공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설계변경을 요청했다. 노출콘크리트가 아닌 제치장콘크리트 공법을 활용하면서 1천300만원의 공사비가 더 들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노출콘크리트와 제치장콘크리트는 사실상 같은 방식의 마감 공법이라는 게 구청 측 설명이다. 남구청 도시재생총괄과 관계자는 "시공사는 노출콘크리트와 제치장콘크리트의 용어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화장실과 변소의 용어가 다르니 설계변경을 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할 말이 없다"고 취재를 거부했다.
지역 건설업계 종사자들은 "뒤늦은 설계변경 요구는 전형적인 최저가 낙찰제의 폐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최저가 낙찰제 대신 종합심사제를 도입했지만 100억원 미만의 관급 공사에는 여전히 최저가 낙찰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지역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단 낙찰을 받아야 하니까 경쟁적으로 시공 비용을 낮추는 게 일반적"이라며 "수백만원 차이로도 낙찰 결과가 바뀌기 때문에 일단 가장 낮은 가격으로 낙찰받은 뒤 설계변경을 이유로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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