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제17기 독자위원회 3차 회의가 28일 오전 매일신문 3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덕규 위원장(경북대 명예교수)을 비롯해 장동희 부위원장(경북대 행정학부 초빙교수), 김형국(수성아트피아 관장)'허경자(두류도서관장)'이창열(대구농업마이스터고 행정실장)'강주원(세종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구은미(변호사)'박은경(한국애드'스토리파크 대표)' 이창영(한국산업단지공단 홍보실장) 위원이 참석했다.
▶김덕규 위원장=3월은 봄꽃 개화와 함께 남북 정상회담 합의, 북미 정상회담 발표, 김정은 중국 방문, 그리고 개헌'지방선거, '미투'까지 많은 뉴스를 쏟아냈다. 오늘은 저부터 의견을 피력하겠다. 신문에 숫자나 단위 등을 잘못 게재하면 돌이킬 수 없는 우를 범할 수 있다. 26일 자 8면 '종일 주워도 1천원 안 돼'라는 제목의 재활용품 수거 노인 르포 기사에서 제목의 숫자'단위가 내용과 달랐다. 27일 자 1면 톱기사에서도 '차부품 울상'이라고 했지만 왜 울상인지 모르겠다. 또 픽업트럭은 현대'기아가 생산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날 현대차 주가는 올랐다. 신문이 너무 비관적으로 본 게 아니냐? 그날 자 9면의 달성 달창지에 대한 기사에서도 총저수량이 잘못 게재됐다. 29면 '국학진흥원, 베트남 리왕조 유적 봉화 충효당 답사' 제목의 기사도 환경 정화하는 사진을 실어 어리둥절했다. 30면 외부 칼럼도 어떤 선생님에게 보내는지 내용을 읽어봐도 모르겠다. 필자와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그날 자 석포제련소에 대한 사설도 문제 지적에만 그쳐 아쉬웠다. 3면 기사 중 '관세철폐 기간연장'은 '관세철폐 시점연기'로 해야 옳은 표현이다. 취수원 이전, 통합공황, 교육, 지역 인재유출 등 지역의 주요 의제는 아직도 많은 독자들이 몰라 호흡이 긴 심도 있는 기획기사로 제대로 한 번 다뤄달라.
▶장동희 부위원장=인터넷 시대에 속보성이 떨어지는 종이신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획기사가 필요하다. 1면 톱기사에 4차 산업, 고령화'저출산 대책 등을 다루는 한 중앙지처럼 매일신문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판에 큰 기사 밑에 관련성이 없는 기사가 달려 있는데, 안 맞는 것 같다. 매일신문엔 '야고부' '관풍루' '매일춘추' 등 참 매력적인 이름의 칼럼란이 많은데, 그에 걸맞게 내용도 괜찮은 것 같다. 미술 기사 중 참신한 제목을 보고 들어갔는데, 내용이 좀 부실한 것 같다. '사드'를 사회면에 게재했는데, 사회뿐 아니라 국제나 정치적인 문제도 걸려 있는 만큼 배치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
▶허경자 위원=3월 새 학기를 맞아 교육기사 비중이 높아졌다. '2018학년도 대구경북 고교 진학 성과 심층 분석' 시리즈를 관심 있게 봤는데, '대구고교 의대진학 거품' '수성구 편중 심해' 등 너무 부정적이어서 아쉬웠다. 팩트는 맞지만 차분한 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이창열 위원= 종이신문은 속보성만 본다면 뉴미디어에 따라갈 수 없다. 경쟁이 안 된다. 뉴미디어가 하지 못하는 것을 연구해 심도 있는 기사로 승부하면 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골퍼 미셸 위가 최근 3년 8개월 만에 정상을 차지했는데 그 이면에 숨은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을 때 고향 분위기를 전한 기사에서 제목을 지역 사투리로 어필했는데 신선했다. 영남에서 가장 오래된 극장 '만경관'(萬鏡館)이 개관 96년 만에 문을 닫는다는 기사도 괜찮았고, '문경이 낳은 호국 인물-독립운동가 박열 의사와 일본인 부인 가네코 후미코' 기사도 스토리가 있어 좋았다.
20일 자 꿀잼 가득한 칠곡의 새 명물 '꿀벌나라테마공원'을 소개한 6각형 모양의 별집모양 편집도 돋보였다.
▶강주원 위원=2월보다 3월 신문에 눈에 띄는 기사가 많았다. 23일 자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기사에서 다른 신문에 없는 스토리를 실어 볼거리가 있었다. 5면에 현행 헌법과 개헌안을 한눈에 보기 쉽게 표로 정리한 것도 좋았다. 종이신문은 따뜻함이 느껴진다. 또 스토리가 있어 매력적이다. 이처럼 신문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그래서 아이나 청년들에게 신문 보기를 자주 권한다. 도서나 영화 등을 추천해주는 코너를 만들면 어떨까?
▶박은경 위원=20, 30대 초반 후배에게 매일신문의 단점을 찾으라고 했더니, 한자와 한글 표기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답을 들었다. 예를 들어 '대권'(大權)은 한자보다 한글이 낫고, '일성'(一聲)은 한글보다 한자가 좋은데 바뀐 경우가 있었다. 경북에는 23개 시군이 있는데 한 면에 다 담기엔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 28일 자 '요양병원 특집'은 이해는 하지만 단순히 병원 소개만 했다. 독자를 위해 시설이나 의료진 등 정보를 줘야 기사에 신뢰가 간다.
▶이창영 위원=하루 지난 주식시세표는 의미가 없다. 없애는 게 낫다. 지면 낭비다. 대신 매매동향이나 분석기사 등 정보를 줬으면 한다.
▶구은미 위원='성폭력 2차 피해'강압적 자백…대구경찰, 잇단 인권침해 논란' 기사는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격리하지 않고 대질신문을 하는 등 피해자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수사관행을 지적한 좋은 기사였다. '대구경북 고교 진학 성과 심층 분석' 기사의 경우 내용은 괜찮았다. 그러나 수성구 소재 고교의 의예'치의예 진학비율이 높다는 것은 사실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의예'치의예 이외의 다른 우수한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한 사례도 다루면 좋을 것 같다. 정부 개헌안에 대해 심도 있는 기사도 좋았다. 그러나 찬반 입장과 지방분권 등에 대한 내용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을 따라 선거사무소를 개소한 의원을 소개한 기사는 공평하지 않다. 해외 뉴스도 신경 써서 제작했으면 한다. 일본의 사학 스캔들은 너무 단편적인 내용만 실려 있다. 전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줬으면 한다.
▶김형국 위원=사랑과 나눔, 봉사가 필요한 시기에 봉사단체를 소개하는 기사는 계속 됐으면 한다. 방법을 몰라 안 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에 필요하다. 26일 자 '2개의 상화문학제, 통합 의지 없나' 기사는 비중 있는 기사다. 좀 더 깊이 들어가 대안제시 등이 없어 아쉬웠다.
◆"독자가 원하는 기사 연구"
이상훈 이사는 종이신문 위기 지적에 대해 "독자가 무엇을, 어떤 기사를 원하고, 필요한지 연구'검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대현 편집국장은 "기사 내용 중 팩트나 수치, 단위 등이 틀리면 신문의 신뢰는 떨어진다"면서 "기자와 데스크 등과 합심해 신뢰 있는 신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국장은 이어 "한자와 한글 표기는 독자 편에서 판단해 하겠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주요 의제 설정이 필요하다는 위원들의 요구에 대해 "매일 독자층이 다양한 만큼 의견도 다르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신문이 되도록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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