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경동 광해군 태실 정밀 발굴, 시굴 5년 만에 관광자원 활용

북구청 지원사업 선정 1억원 따내…구암동 고분군 연계 활용 방안도

대구에 남아있는 유일한 조선왕조 태실인 북구 연경동 광해군 태실의 정밀 발굴조사가 오는 5월부터 진행된다. 북구청은 조사 결과에 따라 이곳을 복원해 역사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북구청은 최근 "지난해 12월 문화재청이 공모한 2018년 매장문화재 긴급발굴조사 지원사업에 선정돼 예산 1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광해군 태실은 지난 2013년 경상북도 문화재연구원의 시굴 조사 당시 태함과 태실 비석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됐지만 땅 위에 남은 구조물은 대부분 파괴되고 지하 구조만 남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흘에 걸쳐 지표면과 가까운 부분만 시굴 조사했고, 정밀 발굴조사는 과제로 남겼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 5년째 미뤄진 상태다.

태실은 왕실 자손의 탯줄과 태반을 묻은 곳으로, 광해군 태실은 대구에 남은 유일한 조선 왕의 태실이다. 전국적으로 탯줄의 주인과 태주(胎主)의 위치가 확인된 태실은 131곳으로 대구경북에 41곳이 분포해 있다.

광해군 태실의 발굴조사 계획이 확정되자 전문가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2013년 시굴조사에 참여했던 김세기 대구한의대 명예교수는 "태실은 조선왕조의 생명존중사상이 잘 드러나는 문화유산"이라며 "태실이 등산로와 가깝고 인근에 대규모 주택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정밀 발굴조사가 이뤄지게 돼 다행스럽다"고 했다.

동화천을 따라 이어지는 '달구벌 7천년 역사길 조성'을 주장해 온 이헌태 북구 구의원은 "당연히 보존하고 세계에 자랑해야 할 명소인데 뒤늦게나마 국가에서 나섰다니 환영한다"며 "대구시민은 물론 외지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명품 관광코스로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구청은 이번 정밀 조사를 통해 광해군 태실의 범위와 성격을 밝히고 향후 태실의 복원 및 정비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발굴조사 과정에서 복원 및 유적정비 방안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태실을 구암동 고분군 등 지역 내 역사문화자원들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도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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