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최저임금 부메랑 치솟는 외식물가…인건비 부담에 줄줄이 올려

외식업체 77.5% "경영 악화"…대부분 업체 "인상 또는 계획"

과자·음료 식품값까지 껑충

#대구 A한식당은 다음 주부터 주메뉴 가격을 올린다. 2만원, 3만원, 5만원 메뉴에 10%의 부가세를 포함한다. 직원 8명에 대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전까지 식당이 부담해왔던 부가세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식당 주인은 "최저임금이 오른 탓에 직원 한 명을 더 고용하는 것과 같은 인건비 부담이 생겼다"며 "직원들의 출근시간을 늦추고 퇴근시간을 당겨 근무시간을 줄여도 견디기 힘들어서 가격까지 올리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경주의 B밀면도 같은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대표 메뉴인 밀면 가격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비빔밀면은 5천500원에서 6천원으로 조정했다. 식당 주인은 "매출은 그대로인데 종업원 인건비 부담에 채소 등 음식 재료 원가 인상까지 겹치면서 메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외식,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인건비 부담에 따른 가격 인상이 동네 식당, 빵집 등으로 급격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과자, 사탕, 음료 등 식품값 인상까지 잇따르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 2개월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외식업체 300곳 중 77.5%가 올해 최저임금 적용 이후 현재까지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응답업체 중 24.2%가 이미 메뉴 가격을 인상했고, 78.6%는 앞으로 가격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민 먹거리 가격 인상은 대구경북 외식업계 곳곳에서 줄을 잇고 있다. 대구 중구 C빵집은 이달부터 롤케이크 가격을 3만5천원에서 3만9천원으로 올렸다. 경주 D맛집은 주요 메뉴인 쫄면 가격을 6천원에서 7천원으로 인상했다. 지역 외식업계는 "종업원 인건비뿐 아니라 임차료, 식재료비, 배달 수수료 등 모든 비용이 올랐다.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가 불가능한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식품업계까지 도미노 가격 인상에 가세했다. 롯데제과는 이달부터 빼빼로와 목캔디의 가격을 14.3~25% 인상했다. 빼빼로의 권장소비자가격은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목캔디 케이스형은 700원에서 800원으로 올랐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달부터 '야쿠르트'(170→180원)와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1천300→1천400원) 등 2개 브랜드 제품가격을 인상했다. 이외 햄과 어묵, 비타민드링크, 냉동만두, 즉석밥, 탄산음료, 숙취 해소 음료 가격 등이 잇따라 올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도 커진 상황에서 제품과 메뉴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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