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이 가로 숲길 조성을 이유로 수십여 그루의 히말라야시더를 베어내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히말라야시더가 대구의 대표 가로수로 꼽히는 데다 대신 심을 예정인 느티나무를 특색 있는 가로수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북구청은 최근 '명품 가로 숲길 조성계획'을 내놓고 본격적인 수종 검토에 들어갔다.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30억원을 투입, 중앙대로를 비롯해 팔거천변과 동화천변, 금호강변 등 4개 노선 10㎞ 구간에 특색 있는 가로수를 심겠다는 것. 구간마다 1개 수종을 집중적으로 심어 특화된 가로수 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그러나 대구역 지하차도에서 도청교까지 이어지는 중앙대로 구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곳에 뿌리내린 히말라야시더 52그루를 모두 제거하고 느티나무를 심는 방안을 검토 중인 탓이다. 북구청은 지난 2016년에도 중앙대로 히말라야시더 70그루를 제거하려다 비판 여론이 일면서 52그루를 그대로 남겨둔 상태다. 북구청 관계자는 "히말라야시더는 뿌리가 얕아 강풍에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민원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수십여 그루의 히말라야시더를 모두 교체하는 건 타당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 관계자는 "새 가로수는 동일 수종을 권하지만 기존에 있는 멀쩡한 가로수를 교체하는 건 부정적"이라며 "동대구로 히말라야시더도 안전성 논란이 있었지만 지주목을 세워 보완했고 지금껏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새로 심을 느티나무가 산림청이 권장하는 지역별 수종 다양화 정책과도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느티나무의 경우 대구시 전체 가로수 중 21%를 차지해 은행나무(23.5%)에 이어 두 번째로 비중이 높다.
산림청 관계자는 "불필요하게 가로수를 교체하기보다는 가로수를 여러 줄로 세우고 관목 등을 심어 복층으로 만드는 데 예산을 우선 투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정웅 푸른대구가꾸기 시민모임 이사는 "히말라야시더는 대구의 상징물로 굳어진 데다 낙엽수가 많아 겨울철이면 삭막해지는 대구의 도심 풍경도 보완할 수 있어 계속 가꾸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잦은 가로수 교체로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이면서 외부 전문가를 활용해 가로수 정책의 전문성과 일관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가로수를 교체하려면 행정부시장과 외부전문가 24인으로 구성된 도시공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에 대해 북구청 관계자는 "아직 사업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계획 단계"라며 "올해 추경을 통해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한편 주민 및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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