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에 나설 일부 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를 발표하고 나니 온통 시끄럽다. 공천 탈락자들은 '사천'(私薦), '불공정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는 탈당해 출마하겠다고 했다. 탈락자의 반발이야 늘 있는 일이긴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탈락자의 항변이 가슴에 와 닿는 경우가 많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이번 공천에 국회의원 개인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주민을 위한 공천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국회의원 자신과 친하지 않거나 다음 총선에 나올 경쟁자와 연관 있는 공천 신청자는 이미 탈락됐거나 배제할 분위기다. 과거 자신과 공천 경쟁을 벌인 신청자도 탈락 대상으로 분류된다. 노골적으로 '자기 사람 심기'나 '줄 세우기'를 하고 있으니 기가 찬다.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주민을 위한 공천'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국회의원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사를 '사천'하고 있다면 구태 중의 구태다. 중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한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은 곽상도 의원의 고교 동문이고, 달성군수 후보로 전략공천한 조성제 시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공장 건축물을 불법 증축해 말썽이 난 인사다. 이 때문에 친박 출신 의원들이 '공천자 내리꽂기'를 즐긴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광역의원'기초의원 공천 결과도 그 못지않게 시끄럽다. 일부 탈락자는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지 않아 탈락했다고 주장했고, 일부는 난데없는 여성 전략공천으로 인해 탈락했다고 항변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돈 많은 인사 중심으로 공천됐다고도 주장한다. 탈락자의 주장 가운데 불합리한 것도 있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하거나 신빙성 있는 얘기가 상당수여서 공천 과정의 불합리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에서 한국당 공천 내정자는 몇 곳을 제외하고는 바로 당선과 연결된다. 과연 서울이라면 이렇게 속 보이는 방식으로 공천했을까 싶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소문으로 나돌던 것이 뚜껑을 열고 보니 '역시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민을 안중에 두지 않는 국회의원들의 인식과 자질이 우려스럽다. 이런 식의 공천을 하면서 한국당이 제대로 유지되길 바란다면 그야말로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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