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노인간호센터 수년째 흉물로 방치

市 '나 몰라라' 보건 의료행정…인근 공사중단 요양병원 건물 그대로 놔둬 안전사고 위험

경주시의 부실한 보건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주시립노인전문간호센터(이하 간호센터)와 인근에 노인요양병원 용도로 짓다가 만 폐건물 등이 수년 전에 문을 닫은 후 재개장 등 장'단기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보건소가 관리하는 경주시립노인전문요양병원(이하 경주노인요양병원)은 최근 경북지역 시'군'구 11개소 요양병원 중 유일하게 스프링클러 시설을 하지 않아 초기화재 진화에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이들 건물은 방치된 지 오래돼 뼈대만 앙상히 남은 흉물로 변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지만 관리당국인 보건소는 '계획 없다.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는 말로 일관하고 있어 문제를 키우고 있다.

경주시가 지난 2006년 설립한 간호센터는 요양보호사들의 입소 노인 학대사건과 매년 70억원의 누적 적자 탓에 2015년 폐쇄했다. 당시 입소 노인 학대사건이 폐쇄 조치의 직접적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방만한 경영으로 말미암은 적자 발생이 더 큰 폐쇄 조치의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 된 셈이다. 최근 간호센터는 인근의 경주노인요양병원과 연계한 노인전문병원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돼 정부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이마저 아무런 이유없이 집행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겨울 한파에 건물의 수도배관이 터지는 바람에 일대가 빙판이 되는 등 지나는 차량과 행인에게 사고 위험까지 안기는 흉물이 되고 있다.

노인요양병원 용도로 인근에 짓다가 만 폐건물도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애초 이 건물은 주변 경주노인요양병원과 간호센터와 연계된 장례식장과 노인요양병원 용도로 지어졌지만, 건축주 A씨가 부도나면서 공사가 중단됐다. S사는 이 건물을 시세보다 훨씬 싼 헐값에 사들였지만 별다른 이유없이 추가적인 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짓든지, 허물든지 결정해 주거환경을 개선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건설사는 미동도 않고 있다.

경주시도 두 건물에 대해 "책임 없다"라는 입장이다. 경주시보건소 한 관계자는 "간호센터는 성건동에 개관하는 치매안심센터의 임시사무실 용도로 활용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근의 폐건물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우리 소관이 아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건축 관련 한 관계자는 "'망실자산'의 경우 경주시가 행정 조치를 취해 해당 건물을 매입,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 노인복지 용도 등 공익에 필요한 적정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당국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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