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현 뮤지컬 `미인` 6월 15일부터 공연, 다음 `주크박스 뮤지컬` 주인공은 누구? 가왕 조용필, 작곡가이자 작가 윤종신 거론

신중현 뮤지컬 '미인' 6월 15일부터 공연, 다음 '주크박스 뮤지컬' 주인공은 누구? 가왕 조용필, 작곡가이자 작가 윤종신 거론

신중현의 음악이 드디어 주크박스 뮤지컬로 제작됐다. 뮤지컬 '미인'이 6월 15일 서울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 공연된다. 7월 22일까지 한 달여간 무대에 오른다.

◆신중현 반세기 넘는 음악인생에 첫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은 신중현이 초기 결성한 '신중현과 엽전들'의 대표곡이자 이후 신중현 및 그의 후배들이 다양한 버전으로 다시 불러 온 한국 대중가요 역사 속 손꼽히는 레퍼토리다. 뮤지컬 제목이 된 이 곡을 포함해 '아름다운 강산'과 '봄비' 등 신중현의 22곡이 뮤지컬 속에 한데 엮인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경성(서울) 무성영화관 하륜관에서 인기 변사 '강호', 시인 '병연',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강산'과 '두치' 등이 펼치는 혼란한 시대 속 청춘들의 이야기다. 무성영화관이 배경인 만큼 극 중 극으로 무성영화가 상연되고, 스윙 재즈 스타일의 안무가 펼쳐지는 등 다양한 볼거리가 담겨진다. 쇼 뮤지컬의 강점을 두루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신중현이 만들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농익은 노래들이 작품의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이끌어내는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홍승희 프로듀서는 "신중현의 음악은 시적이면서 쉽고 중독성 있는 친숙한 음악"이라며 "쇼뮤지컬의 장르적 재미와 함께 원곡의 에너지와 힘을 그대로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중현도 "지금까지 대중의 격려로 음악을 할 수 있었고 이에 보답하기 위한 자세로 곡을 써왔다"며 "처음 접하시는 관객 분에겐 생소할 수 있지만 가슴으로 느끼는 내적 음악은 마음을 되살리는 진정한 음악이기에 뮤지컬을 통해 음악을 새롭게 느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중현 다음 주크박스 뮤지컬 주인공은 누구?

신중현의 음악이 뮤지컬화되면서, 신중현처럼 '수십 년간 수십곡'을 내놓은 데다 '대중과 평단의 인정도 모두 받은' 뮤지션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들의 곡을 모은 주크박스 뮤지컬의 추진 여부가 눈길을 끌고 있는 것. 주크박스 뮤지컬은 보통 10여곡 이상 삽입되고, 이 곡들은 흥행을 위해 수십 년간 여러 세대의 인기를 받아왔어야 한다. 스웨덴 밴드 '아바'의 명곡들을 모은 세계적 뮤지컬 '맘마미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신중현보다 앞서 뮤지컬화 바람을 탄 뮤지션은 김광석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날들' '디셈버' 등이 제작돼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또 작곡가 이영훈이 썼고 주로 이문세가 부른 곡들로 구성된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제작된 바 있다. 1명이 아닌 여러 뮤지션의 곡을 모은 주크박스 뮤지컬로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젊음의 행진'도 있다.

그러나 이번의 신중현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 외에는 최근 진척이 제대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가왕 조용필은 스스로 1990년대부터 자기 곡으로 뮤지컬을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관련 프로젝트가 구성돼 몇 차례 시놉시스가 나왔지만 조용필은 만족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데다 최근 평양 공연을 무사히 소화하면서 다시 대중과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됐고, 조용필이 여전한 티켓 파워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의 대표곡을 바탕으로 한 뮤지컬 제작도 지금이 적기라는 평가다.

그 외 대표적인 후보로 윤종신이 거론된다. 윤종신은 최근 자신이 작곡한 곡들을 하나의 이야기 흐름으로 묶은 콘서트를 선보이면서 그 자체로 완성된 공연이자,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 '밑그림'의 인상도 '의도치 않게' 줬다. 작곡가이자 작가로서의 면모가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윤종신은 11개 정규 앨범 및 정규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9개의 월간 윤종신 연간 모음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 각종 OST와 음원 작업 등을 포함하면, 윤종신은 최근 한국 대중가요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또 풍성하게 레퍼토리를 구성해나가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윤종신은 대중성과 작품성을 함께 가져가는 '품질 관리'를 장기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다른 뮤지션보다 윤종신 주크박스 뮤지컬의 성공 확률을 높게 점칠 수 있는 근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