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킹 목사 50주기 미 전역 수십만 행렬…'나는 사람이다' 울림

1968년 4월 4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로레인모텔 306호 발코니에 총성이 울렸다.

분리주의자(인종차별주의자) 제임스 얼 레이의 총탄에 맞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한 시간 만에 과다출혈로 3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해 3월 말부터 킹 목사는 멤피스에서 1천300여 명이 참여한 청소 노동자 파업을 지원하던 중이었다.

3월 28일 멤피스 시내 청소 근로자 노조 집회를 이끌고 4월 4일에는 또 다른 집회에서 연설하고 돌아온 뒤 숙소 발코니 앞에서 얘기를 나누던 중 흉탄이 그의 머리로 날아왔다.

멤피스 시내에는 4일(현지시간) 수만 명의 시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행진했다.

그들의 손에는 50년 전 청소 근로자들이 목놓아 외쳤던 것과 똑같은 구호인 '나는 사람이다'(I Am A Man)가 들렸다.

킹 목사가 암살당한 로레인모텔 건물 앞에서 열린 멤피스 추모 집회에는 대권 주자로 꼽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제시 잭슨 목사, 앨 샤프턴 목사, 존 루이스 의원 등이 참여했다.

국립민권운동박물관으로 바뀐 로레인모텔 건물에선 킹 목사가 암살당하기 전인 1967∼1968년 마지막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멤피스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50주기 상징으로 50마일(약 80㎞) 행군을 했다.

킹 목사가 피격된 시각인 오후 6시 1분에는 39회 타종이 이뤄졌다. 그의 39세 생애를 상징하는 타종 행사다. 멤피스 외에도 워싱턴 D.C 등에서도 시간대별로 타종이 이어졌다.

워싱턴 D.C에서도 수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평생을 바친 킹 목사를 기리는 집회로, 참가자들은 이날 아침 킹 목사 기념관이 있는 내셔널몰에서 출발해 행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킹 목사 50주기에 맞춰 올린 트윗에서 "킹 목사에 대한 기억을 기리며 모든 미국인이 공포와 증오로부터 해방되길 바란다"고 썼다.

이와 별도로 낸 성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킹 목사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통합, 평화, 정의를 구현하는 이 위대한 나라의 사람들"이라며 킹 목사의 뜻을 기렸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영상 메시지에서 킹 목사의 비전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용기를 찾았다"고 경의를 표했다.

1929년에 태어난 킹 목사는'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명연설을 남긴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위대한 설교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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