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시간의 뒤와 앞

길을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게 될 때가 있다. 무심코 돌아봤는데, 지나오면서 보지 못했고 알지 못했던 것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저것이 있었었구나. 난 왜 몰랐을까? 아 그거였구나." 이렇듯 지나쳐 버린 것들은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우리는 그 안에 있는 소중함과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쓸어내린다.

우리에게는 주어졌던 시간들과 주어질 시간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우리는 그 가운데의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고, 늘 그래 왔듯이 지난 시간들은 어느새 우리의 뒤가 되어 있다. '앞'을 향하여 나아가느라 급급하여 미처 보지 못했고,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뒤에 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다가올 미래를 그리면서 앞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또 그래야만 하는 우리의 삶에서 '뒤'는 어떤 의미일까.

봄의 문턱을 넘어 4월을 맞이하면서 이미 뒤가 되어 버린 2018년의 3개월여 동안의 시간들을 더듬어 보자.

아쉬움과 후회가 남는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기쁜 일도 있었고, 힘들기도 했다. 우리는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고 고대하면서 혹독한 추위를 참고 견뎌 냈다. 3월의 어느 날, 때아닌 폭설로 함박눈을 맞으며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찬란함의 기운을 실감한다. 그러면서 어느새 2018년의 4분의 1 시간을 보내고 4월에 이르렀다.

추워서 움츠렸고 어려운 일도 많았던 지난 시간들이 있었기에 다시 찾아온 봄이 더욱 반갑고 예쁘다. '뒤'를 돌아볼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는 각박한 삶이지만, 우리의 '뒤'가 되어 버린 시간들은 우리를 지금 4월의 시간 한가운데 존재하게 했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또 미래를 만들어 간다고 한다. 실제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만들어 놓은 흔적 속 실존일지 모른다. 내일 또한 오늘의 내가 흩뿌려 놓은 다가올 현실일 것이다

불현듯 노래 한 곡이 떠오른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노래의 가사가 말해 주듯이, 우리의 뒤가 되어 있는 올해 4분의 1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의식적 여유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뒤돌아보고, 뒤집어 보자. 쓰기도 했고 달기도 했던 우리의 흔적들은 '앞'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과 힘이 되어, 오늘의 우리를 다독거리고 내일을 준비하는 당당한 우리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다 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가수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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