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여행업계 '보라카이 폐쇄' 환불사태 피했다

26일부터 6개월간 폐쇄…폐쇄 가능성 지속적으로 제기 여행객들에 다른 휴양지 추천

다음 달 부부동반으로 필리핀 보라카이 여행을 계획 중이던 A(57) 씨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필리핀 정부가 환경정화를 위해 보라카이섬을 오는 26일부터 6개월간 폐쇄키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여행사에 연락을 취한 A씨는 "100% 환불해주거나 다른 관광지로 바꿔주겠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안도했다. A씨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놀랐지만 보라카이가 아니더라도 휴양지에서 쉬려고 했기 때문에 필리핀의 휴양지 세부로 여행지를 바꿨다"고 했다.

필리핀 정부의 보라카이섬 폐쇄조치에 대구 여행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여행업체들은 보라카이가 지역민들이 선호하는 여행지가 아니라는 점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지속될 여파에 주목하고 있다.

5일 지역 여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라카이섬 폐쇄로 인한 혼란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번 폐쇄로 환불됐거나 일정이 바뀐 보라카이 행 여행상품은 여행사별로 많아야 한두 건에 그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보라카이섬의 폐쇄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덕분이다. 그 때문에 여행객들도 다른 휴양지를 선택하거나 여행사에서도 대체 여행지를 안내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구여행자클럽 관계자는 "애초 6월로 알려졌던 폐쇄 시기가 앞당겨져서 당황했지만 이미 보라카이보다는 다른 휴양지를 추천해주고 있어 혼란이 적었다"면서 "관광객 10여 명 정도가 보라카이를 예약했다가 스케줄을 변경했는데, 대부분 특정 관광지가 아닌 휴양지를 선호하는 중'장년층이어서 무리가 없었다"고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대구에서 보라카이로 가는 직항편이 없는 점도 혼란이 거의 없었던 이유로 꼽았다. 지역 여행객들은 세부나 괌 등 대구공항에서 바로 갈 수 있는 휴양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지역 여행사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보라카이 여행상품을 팔았지만 워낙 인기가 없어 올해는 판매를 중단했다"면서 "신혼여행지로도 보라카이보다는 하와이나 발리, 푸껫 등이 인기"라고 했다.

그러나 보라카이 전용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환불 문의로 홍역을 치렀다. 보라카이에서 요트를 타고 스노클링과 낚시 등을 즐기는 '호핑투어'를 운영하던 대구 달서구 한 업체 관계자는 "오전부터 환불 문의전화가 쏟아져 애를 먹었다"면서 "보라카이 상품만 취급하고 있어서 모두 전액 환불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편, 필리핀 중부 아클란주에 있는 보라카이섬은 '세계 3대 해변'으로 불리는 관광명소다. 올 들어 방문한 관광객은 26만2천여 명으로, 이 중 한국인은 8만8천여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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