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에 걸친 진통 끝에 지난해 10월 대체부지로 옮긴 대구 수성구 목련시장 노점상들이 매출 하락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대체부지가 비교적 외진 곳이어서 손님이 뜸한 데다 수성구청이 약속했던 상생 방안도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오후 수성구 지산동 목련시장 후문 서편 지산목련거리가게. 수성구청이 목련시장 노점상을 철거하면서 대체부지로 마련해 준 곳이다. 100m 길이의 오르막길 왼쪽에는 30여 개의 판매 부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영업을 하는 곳은 17곳 정도에 불과했다. 판매 품목도 떡볶이나 국화빵, 뻥튀기 등 간식 종류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18번부터 30번 노점까지는 아예 영업한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텅 빈 부스에는 사람은커녕 장사한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 30분 동안 지켜봤지만 노점을 찾은 손님은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도로변 노점에서 영업할 때보다 매출이 80%가량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채소를 파는 채남이(65) 씨는 "대체부지가 외진 데다 오르막이어서 노인들은 무척 힘들어한다"면서 "대체부지로 옮긴 후에는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일해도 매출이 예전에 비해 20%밖에 안 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른 상인은 "노점상 철거 이후에도 여전히 도로변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있다"며 "구청 방침에 맞춰 자리를 옮긴 상인들은 굶어 죽을 판인데 구청은 예전 자리에서 버젓이 장사를 하는 걸 방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목련시장 인도에서 노점을 하고 있는 상인들도 있었다. 이곳은 인도가 아닌 사유지여서 도로 불법 점용이 아니라는 게 구청 측 설명이다.
상인들은 수성구청이 노점상 강제 철거 이후에도 상생 방안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가게에서 영업 중인 한 상인은 "강제철거할 때는 먹고살게 해주겠다며 호언장담하더니 이후로는 나 몰라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은 "목련시장 활성화 방안과 연계한 특화 프로그램을 마련할 방침"이라는 입장이다. 거리가게 인근에도 요일 시장이나 자체 활성화 프로그램을 적용해 방문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수성구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아직 거리가게 상인들을 돕는 상생 방안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통시장과 연계한 특화 프로그램과 표지판 등을 제작하고, 올 하반기 전기시설을 설치해 야간 장사도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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