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뮌히하우젠 증후군

개인주의가 점점 강화되고 있지만 끊임없이 타인과 관계로 존재하고, 사회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타인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는 방법도 아주 다양해졌다.

새로운 소식은 모바일을 통해서 오는 경우가 더 자연스러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감사의 마음을 모바일이나 SNS를 통해 전체 인사 하나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람들을 단순하게 정리해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때로는 서운한 감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예전에는 낮은 집들로 구성된 동네에서 사람들이 거리에 삼삼오오 모여 만남에서 유대관계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개인주의로 인해 공리주의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지금 내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아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위아래, 앞뒤로 막힌 건물들 사이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 애써 서로 모르는 척하고 살아가는 동정심 없는 세상에 두려움마저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는 하루 중에 있었던 아주 사소한 것부터 큰 사건, 사고까지 내가 모르는 사람들까지 다 볼 수 있도록 글을 올려 알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글에 대한 위로나 축하의 반응을 인터넷으로 확인하며 자기만족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 반응이 악영향을 끼쳐 이슈화되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확신을 가지고 말하거나 일어났던 일을 왜곡하여 말하는 경우, 즉 '공상허언증'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사례로 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주인공이 아이가 투병 중에 있음을 알려 사람들에게 위로받기 위해서 사진과 글로써 자신의 슬픔을 전했다.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위로했고, 이후 아이의 병이 호전되자 주인공은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까 불안함을 가지게 되고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고 거짓을 올린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가 완쾌되자 주인공은 아이를 살해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게 된다. 이런 병적허언과 회상착오가 반복되면 공상허언증, 사기병과 연결되면 뮌히하우젠 증후군이 된다.

내가 내 삶을 통제할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행복을 느낀다. 시계역방향연구(counter clockwise study)는 노인들을 모집해 어느 집으로 데리고 간다. 집의 문을 열면 젊은 시절 살았던 무대공간이 만들어져 있다. 그곳에서 한 달 정도 살고 나와 신체검사를 한 결과 체력이 향상되어 삶의 지표가 개선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노인을 도와주는 사람들을 붙인 실험 집단과 스스로 하게 한 실험 집단 간 결과, 도움을 받은 노인들은 더 쇠퇴하고 스스로 통제력을 가진 집단은 굉장히 행복하고 건강해졌다.

예전에 이 연구를 토대로 노인들의 교육연극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시절의 이야기와 공간을 두고 진행했는데, 강의 내내 함께 웃으며 행복이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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