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구시장 경선에 나선 이상식'이승천'임대윤 후보(가나다순)를 초청해 9일 개최한 TV토론회는 여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토론이 이어진 한 시간 내내 후보들은 경쟁자의 공약을 꼼꼼히 살피며 현미경 검증에 나섰고 날 선 질문도 쏟아냈다. 하지만 시종일관 상대방 질문을 존중하는 등 성숙한 모습도 보여줬다.
이날 오후 대구 두산동 TBC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는 ▷통합 대구공항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대구 경제 활성화 방안 등이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후보들은 대구공항 문제 등을 놓고서는 큰 틀에서 궤를 같이했지만 실행 방안을 두고선 이견을 보였다.
◆통합공항 이전 반대 한목소리
세 명의 후보자는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날 한국당 후보로 뽑힌 권영진 대구시장이 주장하는 통합 대구공항 이전에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이상식 후보는 "세계 대도시는 하나같이 도시 근처에 공항을 두고 있다. 이런 면에서 대구공항의 위치는 완벽하다"며 "현재 기부 대 양여 방식인 대구공항 건설을 전액 국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천 후보는 "도시 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도시 안이나 인근에 반드시 국제공항이 존재해야 한다"며 "K2 군 공항은 소음 때문에 나가야 하지만 대구공항은 대구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대윤 후보도 대구공항 분리 이전을 선언했다. 그는 "대구공항은 꼭 지켜야 한다. 있는 공항을 없애겠다는 시장은 세계에서 대구시장이 유일하다"며 "공군부대만 옮긴 뒤 대구공항은 활주로 확장 등을 통해 연간 1천만 명 이상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대구 취수원 이전 쟁점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후보들은 자기 나름의 비책을 제시했다.
이승천 후보는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물산업과도 연결돼 굉장히 복잡하다"며 "먼저 구미를 설득하겠다. 대구~구미~포항~영천 등을 잇는 거대한 산업벨트를 만들고 구미가 우선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임대윤 후보는 "낙동강 수계를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 도시 간 물 갈등조정특별법을 제정하고 낙동강 수계를 상주까지 올려서라도 해결하겠다"며 취수원 이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상식 후보는 "십 년 동안 한국당 단체장들이 해결하지 못한 취수원 문제를 담판 짓겠다"며 "그래도 안 된다면 스마트 물산업 시스템을 만들어 취수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도청 이전터 개발 청사진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 역시 토론 내내 이슈였다.
임대윤 후보는 "대구시 신청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이와 함께 대형 도서관, 각 대학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창업 아카데미를 설치해 대구를 창업 전초기지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상식 후보는 "도청 이전터는 대구의 가장 중요한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 전진 기지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천 후보는 "도청 이전터를 빅데이터 메카 등 스마트 개방형 플랫폼으로 조성해 중소기업이 마음껏 기업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민감한 질문 공세도 이어져
후보를 지명해 질문하는 과정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이 연출됐다. 다소 흠집 내기 시도도 있었지만 후보들은 상대방 질문을 존중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상식 후보가 임대윤 후보에게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임 후보는 여러 차례 선거에 출마해 좀 식상하다는 평이 있다"고 하자 임 후보는 "좋은 지적"이라면서도 "경찰 행정은 종합 행정이 아니다. 동구청장 재선에 대구시당 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등의 경륜이 필요한 자리가 대구시장"이라고 맞받았다.
이승천 후보가 부산경찰청장 재직 때 불거진 '학교 전담 경찰관의 여고생 성추문'을 쟁점화하자 이상식 후보는 "당시 부산경찰청장으로 재직했고 모든 부분에서 법적 책임은 없었지만 고위공직자로서 도의적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상식 후보로부터 '자주 선거에 나섰는데도 낮은 인지도 이유가 뭔가"라는 질문을 받은 이승천 후보는 "2010년만 하더라도 대구는 민주당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고 당시 당 지지율도 4%대였지만 당의 요청에 따라 대구시장 선거에 나서 16%나 득표했다"며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논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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