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자유한국당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대구를 떠났다. 김 위원장처럼 고향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철새 정치인'을 숱하게 봐왔지만, 그럴 때마다 씁쓸한 감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온갖 미사여구로 고향을 위해 일할 것처럼 공언하더니만, 눈앞의 이익에 금세 자신의 약속과 맹세를 뒤집어버리는 행태가 눈꼴사납다.
김문수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할 때 '대구에 뼈를 묻겠다'고 강조하곤 했다. 낙선한 뒤에도 대구에서 계속 살겠으니 믿어달라고도 했다. 그렇게 맹세를 거듭했던 이가 별다른 인사도 없이 '야반도주'하듯 대구를 떠났다니 어이가 없다. 취재진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니 얼굴이 두꺼운 것인지, 몰염치한 것인지 모르겠다. 그는 고향 사람을 '표(票) 주는 이용 대상'쯤으로 여기다가 서둘러 떠나버리는 전형적인 '철새 정치인' 행태를 고스란히 답습했다.
김 위원장은 최소한 대구시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떠나는 것이 옳았다. 지지를 보내고 관심을 가져준 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구에서 마무리를 깔끔하게 짓지 못하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면 서울시민에 대한 예의도 아닐 것이다. 그가 어려운 한국당을 구하기 위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고 하지만, 대구에서의 무책임과 양심 불량은 지우기 힘든 낙인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지금까지 김문수 같은 '철새 정치인'은 한둘이 아니었다. 이들은 ▷서울에 살 때는 고향을 돌아보지 않다가 선거를 앞두고 지역에 내려와 지지를 호소한다 ▷선거 후에는 고향을 위해 일하겠다고 거짓 맹세를 한다 ▷자신의 목적을 이뤘거나 더는 이익이 없을 때는 미련 없이 떠난다 ▷떠날 때는 별다른 인사도 없고 아예 연락을 끊는 경우도 많다. 이들은 자신의 부귀영화 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니 지역민에 대한 의리가 있을 턱이 없다.
'철새 정치인'이 활개치는 것은 유권자의 수준과 관련이 있다. 유권자가 눈을 제대로 가졌다면 양심 없고 예의 없는 정치인은 발붙일 곳이 없다. 지역 국회의원 중에도 '철새 정치인' 후보가 여럿 있으니 잘 살펴야 한다. 다시는 '정치인 철새'가 날아들 수 없는 풍토를 만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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