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절기·미세먼지 겹쳐 호흡기 질환자 급증

대구시내 의료기관 북적, 환자 하루 평균 100명 늘어…마스크도 하루 200여장 팔려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으로 호흡기 질환자들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16일 오전 경북대학교병원에 진료 환자들이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으로 호흡기 질환자들이 부쩍 늘어난 가운데 16일 오전 경북대학교병원에 진료 환자들이 붐비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환절기에 짙은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대구시내 의료기관들이 호흡기 질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특히 천식 등 만성호흡기질환을 앓거나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16일 오후 영남대병원 권역호흡기전문질환센터. 10여 명의 환자가 마스크를 끼고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레르기성 천식과 비염을 달고 산다는 이모(34) 씨는 "어제 회사 업무 때문에 야외활동을 하면서 공기가 너무 탁해 걱정했는데, 아침부터 숨쉬기 힘들 만큼 기침이 심해졌다"고 했다. 영남대병원에는 이달 들어 4천 명이 넘는 호흡기 질환자가 방문했다.

심한 기침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어린이 환자도 부쩍 늘었다. 이날 오후 대구 남구 한 아동병원. 환자들은 대부분 야외활동을 하다가 비염이나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된 어린이들이었다.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인 데다 연일 미세먼지와 황사에 시달리면서 폐렴이나 기침, 콧물, 편도염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 병원 관계자는 "1, 2월에 비해 기관지염이나 감기증세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하루 평균 100여 명가량 늘었다"면서 "요즘 들어 평일 300여 명, 주말에는 400여 명의 환자가 찾는다"고 했다.

미세먼지를 피해 황사 마스크를 찾는 이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약국을 찾은 황수진(22) 씨는 "한 달 전 인터넷에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샀는 데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주말에는 외출을 삼가고, 수업을 듣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평일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효과가 좋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낄 것"이라고 했다.

대구도시철도 2호선 반월당역 인근 한 약국 관계자는 "이달 들어 미세먼지 마스크만 하루에 200장 이상 팔린다"며 "마스크를 잘 찾지 않던 중장년층 손님도 부쩍 많아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심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진현정 영남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코나 기관지의 섬모에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침투해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등 만성호흡기질환자는 콧물과 재채기, 가래, 호흡곤란 등이 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영 대구가톨릭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외출 시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씻고 양치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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