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 개통 당시 거액을 들여 조성한 인공 실개천을 최근 복개해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시는 물길이 지상에 노출된 실개천 750m 전 구간에 대한 덮개 설치와 경계석 철거 공사를 16일 완료했다. 시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보행 공간 확보와 안전사고 방지가 실개천 복개의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중앙로 실개천은 보행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시민들에게 청량감을 주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하지만 2009년 12월 완공 첫날부터 잇따른 보행자 사고로 문제를 드러냈다. 이에 실개천을 따라 경계석을 세우고 일부 구간에 덮개를 마련하는 등 여러 차례 보완을 거쳤는데도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여름철 시민들이 발을 담글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도 쓰레기 투기와 수질 문제로 실현되지 않았다.
상인 김창묵(45) 씨는 "실개천 주변에 설치한 경계석이 인도 공간을 차지하는데다 보행에도 위험요소가 됐다" 고 말했다.
결국 조성된 지 9년 만에 수조와 분수 등 일부 수변 시설을 제외한 실개천 전 구간이 사실상 인도로 원상 복구됐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조성에 집행된 예산은 98억원. 이 가운데 실개천 조성 공사에 수억원이 쓰였다. 여기에 유지수 배관 공사, 청소 등 관리비용과 이번 복개 공사에 투입된 1억원까지 감안하면 수십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이정호 경북대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와 수질관리에 문제를 예상했는데 결국 복개돼 아쉽다" 며 "향후 공공디자인에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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