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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영부인' 바버라 부시 별세…향년 92세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부인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바버라 부시 여사가 17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바버라 여사는 미국의 제41대 대통령인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43대 대통령인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모친이다.

그는 최근 건강 악화로 가족, 의료진과 상의한 끝에 추가적인 의학 치료를 중단하고 연명 치료인 '임종 돌봄'(comfort care)을 받기로 한 상태였다.

여러 해 동안 바버라 여사는 크고 작은 질환으로 투병 생활을 했다. 2008년 천공성 궤양으로 수술을 받고 나서 넉 달 만에 심장 수술을 받았으며, 2013년 12월에는 폐렴으로 입원한 적이 있다. 지난해 1월에는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남편과 함께 각각 폐렴과 기관지염 등의 증세로 동시 입원했다.

본명이 바버라 피어스인 그는 1925년 미국 뉴욕에서 출판사업을 하던 마빈 피어스와 폴린 로빈슨의 셋째 아이로 태어났다. 14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피어스가 그의 조상이다.

1941년 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댄스파티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나 교제를 시작했으며, 만 스무 살도 안 된 1945년 1월 다니던 대학을 포기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올해 1월 결혼 73주년을 기념했던 이들 부부는 미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결혼 생활을 한 커플로도 꼽힌다.

어려서 세상을 뜬 딸을 제외하고 5명의 자식을 낳은 바버라 여사는 손주 17명, 증손자 7명을 남겼다.

NYT는 그가 빠른 판단력과 인기 있는 연설자로서 남편의 큰 정치적 동맹이자 정치적 자산이었다고 평가했다. 1999년 한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63%가 바버라 여사에게 호감을 나타낸 반면 비호감이라는 답변은 3%에 불과했다.

새하얀 머리를 염색하지 않고 수수한 옷차림에 가짜 진주 목걸이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애용하는 바버라 여사의 가식 없는 모습과 마치 이웃집 할머니나 어머니 같은 친근한 이미지가 인기의 비결이었다. 외모에 대한 자기비하식 농담을 즐긴 것도 미국인들이 그를 가깝게 여긴 이유 중 하나였다.

1989년 1월부터 1993년 1월까지 영부인으로 백악관을 지키면서는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공개 발언을 자제하며 남편을 뒷바라지했다.

그러나 바버라 여사는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아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맞붙은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향해 "그는 여성과 군대에 대해 끔찍한 것들을 말한다. 사람들이 왜 그를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공격하는 등 자식의 선거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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